대구시 “숫자보다 운영 실효성”…재택의료센터 부족한 배경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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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2 17:59  |  발행일 2026-01-12
대구시 “센터 수보다 실제 방문 진료와의 연계 중요”
본인 부담 구조·제한된 수요…확충 속도 더딘 배경
법 시행 이후 증가수요, 지금 판단으로 감당할 수 있나
<그래픽=생성형 AI>

<그래픽=생성형 AI>

대구 지역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권(보건복지부 2025년 12월 기준 전국 재택의료센터 현황 자료)에 머물고 있다는 지표가 공개되자, 지역 복지계가 술렁이고 있다. 재택의료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찾아가는 병원'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러한 양적 부족 지적에 대해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12일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 담당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센터의 단순한 숫자보다 실제 운영의 실효성이 더 중요하다"며 '내실론'을 펼쳤다.


대구시의 논리는 명확하다. 센터 개수가 많아도 이름만 걸어놓은 곳보다는, 재택의료 전담팀을 꾸려 방문진료와 돌봄 연계를 활발히 수행하는 소수 정예 모델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 실제로 대구시는 기존 센터들이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인력을 갖추고도 이용 대상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들며,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양적 확대는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을 유지해 왔다.


◆ "의사는 안 오고 비용은 부담"… 시민들이 느끼는 문턱


시민들의 반응은 시의 설명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모를 모시는 시민 이진희(55·수성구 두산동)씨는 "재택의료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아봐도 우리 동네 근처에는 갈 수 있는 센터가 없더라"며 "무료 돌봄 서비스는 신청이라도 해보겠는데, 재택의료는 본인 부담금까지 내야 하니 선뜻 손이 안 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재택의료는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는 사업으로 이용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대구시 역시 이러한 제도적 특성이 확충 속도를 늦춘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하지만 복지 전문가들은 이를 '수요 부족'이 아닌 '제도 인지 부족과 높은 문턱'으로 여긴다. 수요가 없어서 안 만드는 게 아니라, 인프라가 없어 시민들이 혜택을 경험해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둔 과제는


핵심 쟁점은 시행 시점에 맞춘 인프라 준비 여부다. 오는 3월 27일부터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간 제도권 밖에서 각자도생하던 노인 돌봄 수요가 국가 시스템 안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돌봄 체계가 가동되면 그간 비용 부담이나 정보 부족으로 숨어있던 '잠재적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수요가 적다는 핑계로 인프라 확충을 미뤄온 결과가 지금의 격차"라며 "통합 돌봄은 시행하고 나서 준비하는 게 아니라, 시행 전에 이미 기반을 갖춰 놓아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제도"라고 목청을 높였다. 복지계에선 대구시의 '선택적 집중' 방식이 향후 수요 증가 시 병목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 '효율'과 '대비' 사이의 갈림길… 대구의 선택은?


대구는 고령화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도시 중 하나다. 노인 인구 비율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택의료는 요양시설 입소를 늦추고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Aging in Place)를 가능케 하는 핵심 열쇠다. 운영 효율을 중시해온 대구시의 '슬림한' 센터 운영 방식이 통합 돌봄 시대에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재택의료센터 확충 논쟁은 결국 '현재의 효율'을 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위험'을 대비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 시행 이후 인프라 부족 문제가 현실화할 경우, 대구시의 운영 기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간 대구시가 고집해온 내실론은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운영 효율을 우선시했던 행정의 선택이 두달 뒤 통합 돌봄 현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인프라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일선 복지 현장의 목소리에 대구시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지 지역 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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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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