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업리포트·3]15년째 묵묵히 비닐하우스 지킨 잎들깨 농부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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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3 17:31  |  수정 2026-01-13 20:05  |  발행일 2026-01-13
대구잎들깨연구회 정재웅 회장 인터뷰
농사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
친환경 전환에 중소 농가 소외 없어야
지난 12일 정재웅 대구잎들깨연구회 회장이 대구 수성구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잎들깨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목 기자

지난 12일 정재웅 대구잎들깨연구회 회장이 대구 수성구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잎들깨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목 기자

지난 12일 정재웅 대구잎들깨연구회 회장이 대구 수성구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잎들깨를 따고 있다. 김현목 기자

지난 12일 정재웅 대구잎들깨연구회 회장이 대구 수성구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잎들깨를 따고 있다. 김현목 기자

"농사는 포기하면 끝입니다."


지난 12일 농장에서 만난 정재웅 대구잎들깨연구회 회장은 농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중소 농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농사를 일종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요즘 잎들깨와 미니오이를 재배하는 정 회장은 그동안 굴곡을 많이 겪었다. 이발사를 시작으로 자영업은 물론, 건설 현장도 많이 전전했다. 사업 실패 후 한때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쯤 잎들깨농사를 시작했다. 올해로 15년째 비닐하우스를 지키고 있다.


그는 "당시 장모님과 처남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는 등 집안에 힘든 일이 많았다"며 "그 와중에 잎들깨농사를 알게 됐고, 솔직히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농사일을 하면서 가장 큰 버팀목은 아내였다. 경북 성주군 출신인 아내는 참외 농사를 지어온 집안에서 자라 농사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과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자연스레 그의 멘토가 됐다.


초창기 땐 정말 힘들었고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밤에도 물 때문에 두세 번씩 하우스에 나가야 한다"며 "계절마다, 비나 태풍 같은 변수가 있어 늘 긴장해야 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농사가 체력보다 인내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단다.


잎 들깨농사로 품질을 인정받으며 제법 이름도 알렸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컸다. 그는 "대농이나 청년농, 새로 창업하는 농가에 비해 우리 같은 중소농가에 대한 지원은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시설 개선이나 토양 복원 같은 기본적 지원은 미흡한 반면, 비닐과 농약 등 자재비는 몇 년 새 두 배 이상 널뛰었다. 그는 "연 매출이 5천~6천만원에 이르러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해법으로는 중소농가를 겨냥한 현실적 지원과 친환경 전환을 꼽았다. 그는 "대구는 특히 물이 부족한 곳"이라며 "농가 규모에 맞게끔 태양광 같은 자가발전설비를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임대농이든 소농이든 필요하다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끝으로 "농민이 무너지면 농협도 힘들어지고, 지역경제 역시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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