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AI(인공지능)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과거에는 기계를 조작하는 방법을 모를 경우 인터넷에서 매뉴얼을 내려받아 하나하나 찾아보아야 했지만, 이제는 AI에게 물어보면 즉시 답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 역시 수학 문제의 풀이가 이해되지 않으면 AI에게 논리를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AI는 마치 유능한 과외교사처럼 즉각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AI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 대부분에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자율주행의 직전 단계)가 옵션으로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차선 변경까지 수행한다.
이처럼 AI는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해 있지만, 기업 경영의 영역에서는 아직 AI를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영자가 대다수다. 그동안 경영의 핵심 화두는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였으나, 이제는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DX와 AX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DX는 전산화를 통해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DX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이터를 제공할 뿐, 의사결정 자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반면 AX는 의사결정까지 스스로 수행한다. 나아가 관리자가 지정한 내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까지 자율적으로 수집·분석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이를 주식 투자에 비유해 보면 차이가 더욱 명확해진다. DX는 유능한 리서치 시스템처럼 방대한 정보를 손쉽게 제공하지만, 실제로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다. 반면 AX에서는 AI가 모든 정보를 종합해 스스로 주식을 사고판다. 이러한 점에서 AX는 강력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운 존재라 할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AX의 성공 여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많은 경영자들이 AX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X는 시간과 자본의 투자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투자 대비 효과를 얻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다양한 산업의 AX 성공 사례를 분석하여, 자사에 맞는 '성공 방정식'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분야에서는 과거처럼 일률적으로 발송하던 이메일을 AI가 고객별로 맞춤 작성해 발송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각 공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예방 정비를 수행함으로써 공장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금융투자업에서는 경험적으로 주식 시장보다 원자재 시장에서 AI의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월가에서는 원자재 선물 거래에 AI를 적극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운용 인력을 절감하고 있다.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AI 리터러시가 필수적이다. 기술적 세부 사항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AI가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수학적·통계적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개념적으로라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쉽게 정복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경영자가 AI를 이해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