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읍천항에서 바라본 월성원전. 영남일보DB
한국수력원자력의 SMR 자율유치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경주시가 유치 신청에 앞서 주민 수용성과 의회 동의라는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한수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위해 후보부지 유치공모를 지난 30일 개시했다. 유치를 희망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지방의회 동의를 거쳐 오는 3월 30일까지 유치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모 마감까지 약 두 달이 남았지만 경주에서는 신청 시점과 절차를 두고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의회 원전특별위원회는 유치 신청에 앞서 경주시와 한수원의 충분한 설명과 단계적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상도 원전특위 위원장은 1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속도를 내기보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 우선"이라며 "원자력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로부터 먼저 설명을 듣고 특위 의원들 의견을 충분히 모은 뒤 전체 의원 간담회로 가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특히 주민 수용성을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가장 가까운 이해당사자는 동경주 지역 주민들"이라며 "월성원전 인근 주민과 발전협의회, 이장단 등의 의견을 직접 듣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한수원과의 약속(캐니스터·맥스터 보상, 한수원 본사 및 부서 이전 논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동경주 주민들의 누적된 불신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시각도 엇갈린다. 한영태 더불어민주당 경주지역위원장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경주가 반드시 SMR 초도 호기 부지가 돼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연구·산업단지 역할만으로도 충분한데, 또 하나의 신규 원전을 떠안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둔 시점에 현직 단체장이 유치 신청서를 먼저 제출해버리면 이후 다른 후보나 시민들의 선택지는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시의원들 역시 선거를 앞두고 있어 SMR 유치 찬반이 선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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