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웬만하면 대구는 피하라'는 말이 있다. 대구회생법원 설치가 그동안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의 간절한 소망이었음을 역설적으로 대변한 말이다. 그 대구회생법원이 꼭 한 달 뒤(3월 3일) 문을 연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회생전문사법 기능이 지역으로 확대되는 건 희망적 변화다. 대구가 영남권 도산 사건 처리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기(轉機)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법조계는 입을 모은다.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과 개인에게 '시간'은 곧 생명과 같다. 대구지방법원이 회생절차에 유독 빡세기로 소문난 건 이 '시간'의 문제 때문이었다. 물론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 대구지법의 기업회생 및 파산 신청 건수가 많고 회생·파산 절차의 '난이도' 역시 가장 높기로 소문나 있다. 그 시간을 크게 단축, 회생의 시간으로 재활용되는 건 개인과 기업에만 이득이 아니다. 개인의 경제적 재기과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 줌으로써 대구경북 경제 전체의 활력과 재도약에도 마중물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의 산업구조상 한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관련 협력사들까지 악영향을 받는다. 대구회생법원 신설로 지역 기업들이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준 높은 도산 사법 서비스를 받게 된 건 다행이다. 일시적 위기로 연쇄부도가 발생하지 않도록 회생법원이 회생 가능한 기업들을 잘 선별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리라 기대한다. 지역에 새로운 법조·금융 생태계 조성도 확산할 것이다. 전문 변호사 육성은 물론 신용정보, 금융·회생컨설팅 등 관련 산업이 뒤따른다. 단순히 하나의 새로운 법원이 문을 여는 게 아니다. 지역 경제와 공동체 안전을 도모하는 '희망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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