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주차 단속부터 꺼낸 안동시…대책 없는 ‘통보 행정’에 내부 반발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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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12 13:57  |  발행일 2026-02-12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내부의 모습.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내부의 모습.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내부의 모습.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시청 주차타워 내부의 모습. 피재윤 기자

경북 안동시가 지난 9일부터 시청 직원 차량에 대한 주차 단속을 전면 시행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월 주차권 요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정책을 시행해 직원들의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듯했지만, 주차 공간 확충이나 대체 수단 마련 없이 곧바로 단속에 나서겠다고 통보하면서 행정의 일관성과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동시는 '민원인 주차 공간 확보'를 단속 시행의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민원인 전용 주차구역이 있음에도 직원 차량이 이를 잠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청 내부에서는 "민원인 주차 확보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직원 주차 문제 역시 수년째 제기돼 온 구조적 문제"라며 "해결 방안 없이 단속부터 시행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현재 안동시청은 만성적인 주차 공간 부족 상태다. 직원 수에 비해 주차 면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일부 직원에게만 유료 주차권이 발급되고, 그마저도 순번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당수 직원은 인근 도로변이나 비공식 공간에 주차하거나, 매일 주차 자리를 찾아 헤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주부터 직원 차량 단속을 예고했다. 시청 전정과 주차타워 1층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주차 공간을 확보해주지도 않으면서 단속부터 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의 전형"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제로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는 "내 돈을 내고도 주차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주차권을 왜 받느냐""차라리 딱지를 끊으라"는 자조 섞인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안 없는 단속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직원들은 △출퇴근 버스 등 대체 교통 수단 마련 △시청 전정은 민원인 전용, 주차타워 1층은 관용차량 전용 구역으로 명확히 구분 △즉각 시행이 아닌 시범 운영과 유예 기간 설정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당장 단속을 시행하더라도 2월 한 달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이후 페널티를 적용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 직원은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으로 각종 비상근무와 차출에도 묵묵히 응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원들은 행정의 파트너가 아니라 관리 대상, 통제 대상으로 전락한 느낌"이라며 "이런 방식의 결정이 반복되면 조직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원인 편의와 직원 근무 여건은 대립 개념이 아니다. 행정의 효율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안정된 근무 환경에서 출발한다. 주차 문제 역시 단속이 아니라 구조적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 안동시가 '통보 행정'이 아닌 '대화 행정'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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