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청춘] 오지마을 주2회 ‘찾아가는 의료’ 주민과 맞손 치매보듬 체계 구축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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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25 10:15  |  발행일 2026-03-25
올부터 농어촌버스 무료시행
어린이 안과검진 연 2회 지원
영양군이 오지마을 치매극복 손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이 오지마을 치매극복 손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자연만 좋다고 오래 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장수마을의 조건은 늙어서도 제때 진료를 받고, 돌봄이 끊기지 않으며, 마을 안에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국내 치매환자도 빠르게 늘면서 초고령 농촌에서는 장수가 곧 복지와 돌봄의 문제로 이어진다. 경북 영양군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정자연에 더해 찾아가는 의료와 치매 돌봄, 생활복지까지 겹겹이 쌓으며 '오래 사는 고장'을 '늙어도 살만한 고장'으로 바꾸고 있어서다.


영양군은 산림 비율이 높고 대규모 개발이 적어 맑은 물과 공기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 산간 지역이다. 노년층 다수가 농업과 생활노동을 이어가며 몸을 쓰는 생활방식도 장수 기반으로 꼽힌다. 그러나 초고령 농촌에서 자연만으로는 부족하다. 병원 접근성이 낮고 생활권이 흩어진 만큼, 행정이 먼저 마을로 들어가는 방식의 복지가 중요해졌다.


영양군은 올해도 '오지마을 건강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장비를 실은 차량이 마을을 찾아 혈압·혈당 측정, 건강상담, 한방진료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마을 방문 간격이 길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대상지를 잘게 나눠 격주로 돌았고, 올해는 공중보건의 전역 영향으로 주 3회 체제로 조정됐다. 횟수는 줄었지만 사업은 계속 이어간다. 끊기지 않는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건강검진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영양군은 50세 이상 군민 건강검진비를 지원하고,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70세 이상 노인에게는 목욕비와 이·미용비도 보태고 있다. 올해부터는 농어촌버스 무료화도 시행해 병원과 경로당, 장터를 오가는 부담도 덜었다. 생활 속 이동권을 넓혀 의료와 복지 접근성을 함께 높이려는 취지다. 경로당 역시 단순한 쉼터를 넘어 식사와 교류, 건강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생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영양군이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2026년 싱글벙글 기억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이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2026년 싱글벙글 기억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치매 대응은 영양형 돌봄의 핵심이다.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농촌에서는 치매가 개인 질환을 넘어 가족과 마을 전체의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영양군 치매안심센터는 등록 치매 대상자 693명을 관리하며 가정방문과 전화상담으로 건강상태와 돌봄환경을 살피고 있다. 올해는 청기면 산운리와 영양읍 서부3리를 중심으로 주민참여형 '치매보듬마을'도 운영 중이다. 주민과 치매보듬리더, 경찰·소방이 함께 인식개선과 안전망 구축에 나서고, '싱글벙글 기억교실'과 오지마을 치매극복 손잡고 프로젝트를 통해 인지·신체·영양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성인 안과 진료는 충분히 하지 못했지만 보완 노력은 이어졌다. 한국실명예방재단과 연계한 어린이 안과 검진은 지난해 두 차례 진행됐고 올해도 계속된다. 영양의 장수 경쟁력은 이제 풍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맑은 자연 위에 찾아가는 의료와 치매 돌봄, 건강검진, 이동 지원 같은 생활 시스템을 더해가며 백세마을의 조건을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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