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대구 중구 반월당 사무실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진숙 후보 측 제공>
6·3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시민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29일 대구 중구 반월당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를 컷오프한 이유에 대해 대구시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컷오프한 이유를 듣기 위해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면 나로서는 국민의힘 공관위의 컷오프가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를 대구시민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 전 위원장은 혹시 생길 수 있는 대구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과 관련해서는 "그건 야합이다. 대구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국회부의장에 이어 이 전 방통위원장까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만큼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다자 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출마 선언을 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후보(미정), 이 전 방통위원장, 주 부의장까지 실제 4파전이 현실화할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영남일보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가상 대결에서 유일하게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인 이 전 위원장이 자신을 '컷오프'(공천 배제)한 국민의힘 공천 결정에 대해 "대구시민이 투표장에서 결국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안이한 판단"이라며 "300㎞ 떨어진 서울에서 대구 민심을 아주 오만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공관위가 '더 큰 역할을 위해 배제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대구시장보다 더 큰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이는 대구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또 "경기도지사 출마나 보궐선거를 통한 국회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대구시장은 그보다 덜 중요한 일이고 덜 큰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부 평론가와 언론에서 '이진숙은 잘 싸우니까 국회로 가는 것이 맞다'고 하는데, '왜 당신들이 제 운명을 결정하느냐'고 묻고 싶다"며 "만약 제가 대구시장으로 부적절하다면 시민들이 저를 잘라낼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과 소통했다고 밝히며 "장 대표는 전원 경선을 주장했지만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공관위와 당 지도부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공천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공관위가 공천권자인 것처럼 행동하면 맞지 않다"며 "어떤 면에선 '직권남용'이다. 정당 이름으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지도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대구시장 외 다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없다"며 "제 운명은 공관위가 아니라 대구 시민이 결정해야 한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뒀다.
당장 30일부터 시작되는 대구시장 당내 경선 토론회와 관련해서는 "설사 경선 열차가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공관위원회에서 충분히 시정 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 1위(24.9%)를 차지하고, 민주당 김 전 총리와 1대 1 가상대결에서도 유일하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김 전 총리 47.0%, 이 전 방통위원장 40.4%)을 벌인 영남일보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 의뢰, 유권자 812명 대상, 자동응답 무선 가상번호 100%, 응답률 7.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언급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컷오프 이후에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은 그만큼 시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라며 "중앙당이 '던져주는 후보'를 대구시민이 참아낼 수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컷오프 후에도 대구지역을 돌며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는 그는 "시민들 사이에서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며 "특히 절차적 불공정에 민감한 청년들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 공천에는 공정·정의·투명성이 모두 결여됐다"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인정해야 모든 것이 바로잡히고, 이는 오히려 지방선거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식
정치 담당 에디터(부국장)입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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