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회양목 꽃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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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30 07:20  |  발행일 2026-03-30

벌은 대개 3월에서 9월까지 여러 가지 꽃에서 꿀을 채취한다. 3월에는 회양목, 4월엔 산벚나무와 왕벚나무 등 벚나무류에서 꿀과 화분을 물어온다. 집중 채밀기인 5~7월에는 아까시나무·밤나무·음나무, 8·9월에는 싸리·쉬나무 등이 주요 밀원(蜜源)이다.


회양목은 목질과 꽃에 노란색이 비쳐 황양목(黃楊木)이라 부르던 것이 변하여 회양목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명한 회양목은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 회양목으로 흉고직경 18.5㎝에 높이 4.5m, 수령 200여 년이며 197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나무는 조선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을 만들고 능사(陵寺)로 용주사를 중창할 때 심었다 하여 수령 300년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점차 노쇠해져 2002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고사했다.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기도 여주 효종대왕릉(영릉)의 회양목은 수령 300년으로 추정된다.


회양목은 성장이 더딘 만큼 목질이 단단하여 빗을 만드는 데 사용했는데, 조선시대 호패를 만드는 데도 쓰다 보니 수요가 폭발하여 웬만큼 자란 나무는 모두 잘라내게 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특산종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나무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회양목은 조경수로 많이 심어 흔히 눈에 띄지만 꽃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물다. 워낙 작고 색깔도 잎·줄기와 비슷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암꽃과 숫꽃이 모여 피는데 노란색의 암·수술뿐 꽃잎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작고 보잘 것 없지만 토종벌 등 일찍 활동하는 벌에게는 매우 중요한 밀원이다. 이제 3월이 끝나가면서 여기저기서 벚꽃 소식이 들린다. 밀원도 회양목에서 벚나무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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