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가정법원 앞에서 열린 영남권 혼인평등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대구 원고 최진아(왼쪽) 씨가 발언을 하고, 임아현 씨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동성혼 불인정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소송 제기를 알리고 혼인평등 법제화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지역 동성 연인이 8일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원에 혼인평등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대구 남구에 거주하는 동성 연인 임아현(여·30)씨와 최진아(여·29)씨는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불복하는 혼인평등소송(피고 대구 남구청장)을 대구가정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1일 대구 남구청에 혼인신고를 접수했지만, '수리할 수 없는 동성 간 혼인'이라는 이유로 불수리 통지를 받았다. 대법원에 따르면 동성 연인의 혼인신고 '접수'가 가능해진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동성 간 혼인신고 및 불수리 건수는 총 79건이다.
같은 날 임씨 등은 소송장 제출에 앞서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 지역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0년간 살아오며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다"며 "내가 사는 대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이루고 싶다"고 소송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혼인신고 접수 이후 예상대로 불수리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축하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며 "법적인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프거나 나이가 들었을 때 배우자의 역할을 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싶지 않다. 단지 남들처럼 평범한 결혼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씨 등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장서연 변호사도 동행했다. 장 변호사는 "헌법은 질서 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해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권은 제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새로운 권리를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이미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존엄과 평등을 더 미루지 말고 현실에서 구현해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시민단체들은 동성혼이 기존 가족제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는 의미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무지개 인권연대 대표 배진교 활동가는 "한국사회는 결혼을 통해 법적 부부가 되면 국가와 사회로부터 강력한 제도적 보호와 경제적 혜택을 받는다. 단순한 서약을 넘어, 국가가 보증하는 종합적 '사회안전망'에 들어선다는 의미"라며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자신들이 꾸려갈 가족의 틀은 똑같다. 보편적 인권 확립을 위해서라도 동성혼은 법제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울산에서도 각 한 쌍의 동성 연인이 혼인평등 소송을 제기했다. 영남권에서 동성 연인들이 같은 날 동시에 혼인평등 소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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