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핵심 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박용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포항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된 박용선 전 경북도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지역 정가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특히 박 전 의원이 지난 2일 당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지 불과 일주일 여 만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선에서 배제되거나 탈락한 후보들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포항에서 집권 여당의 공천 검증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비판과 함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0일 대구지검 포항지청 등에 따르면 경북경찰청은 최근 박용선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박 후보는 도의원 시절 한 단체의 보조금 사업 과정에서 단체가 부담해야 할 자부담비 2천만 원을 대납한 혐의와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거액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관련 기록을 정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일 포항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결과 박용선 예비후보를 확정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사법 리스크 의혹이 결국 경찰의 기소 의견 송치로 사실화되자 지역 여론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시민들은 당선 직후 수사와 재판에 시달릴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한 여당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됐거나 탈락한 후보들은 이번 사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검증 실패'로 규정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지역사회에 이미 널리 알려졌던 사안을 공관위 면접 과정에서도 인지했을 텐데 왜 여론조사 선두권 후보들을 배제하고 리스크를 안은 후보를 밀어붙였는지 답해야 한다"며 공천 전 과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비판의 화살은 박 후보의 결단으로 향하고 있다. 낙천 후보 측은 "시장이 수사와 재판에 발이 묶이면 포항의 시정은 흔들리고 행정 주도권을 잃게 된다"며 "더 늦기 전에 후보 스스로 결단하는 것이 포항의 명예를 지키고 당의 체면을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포항시장 선거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 지도부가 공천 취소나 재경선이라는 초강수를 둘지 주목되는 가운데, 반발하는 일부 후보들은 "시민을 우롱한 책임을 묻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있어 보수 진영의 대분열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김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