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경범 포항YMCA 이사장이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김기태 기자
포항 지역사회의 시민운동과 청소년 교육의 중심에는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YMCA가 있다. 특히 포항YMCA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건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의 다양한 현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4월 8일 취임해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은 김경범 포항YMCA 이사장은 30년 전 우연히 접한 영화 '장군의 아들' 속 정의로운 청년들의 모습에 매료돼 YMCA와 인연을 맺었다. 이제 그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발판 삼아 포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을 위해, 그리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다.
김 이사장이 꼽은 포항YMCA의 최우선 가치는 '청소년 육성'이다. 그는 청소년들이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책상 앞 공부보다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포항의 지리적 이점을 살린 해양 레포츠를 통해 생명 존중과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길거리 농구와 풋살 대회, 청소년 합창단 등 체육과 문화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교육과 라이선스 취득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이 4차 산업 시대의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포항YMCA는 청소년만을 위한 단체를 넘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봉사 단체를 지향한다. 김 이사장은 "시민들이 YMCA의 이름은 알지만 구체적인 역할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 운동과 정화 활동, 농촌 일손 돕기 등을 통해 시민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포항의 현안인 탄소 중립과 수소환원제철 이슈에 대해서도 한동대 탄소중립센터와 협력하며 ESG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시민단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인 위기 청소년 보호도 포항YMCA의 핵심 사업이다. 포항시와 경북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단기 쉼터'는 가정 폭력이나 불화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을 24시간 케어한다. 김 이사장은 "평범해 보이는 가정의 아이들도 부모와의 갈등으로 거리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쉼터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학교생활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는 가정이 회복되어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포항YMCA의 대표적인 나눔 브랜드는 '365 나눔 활동'이다. 과거 연탄 봉사에서 확장된 이 캠페인은 사람의 체온 36.5도, 연탄 한 장의 무게 3.65kg, 그리고 1년 365일 온기를 나누자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김 이사장은 "포항 시민들이 우리 청소년들을 내 자식, 내 조카처럼 여기고 이 나눔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선린대·한동대 등 지역 대학생들과 연계하여 어촌 마을 벽화 봉사를 진행하는 등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 회복에도 힘쓰고 있다.
30년 전 봉사단체 '와이즈맨'으로 시작해 이사장직에 오르기까지, 김 이사장을 버티게 한 힘은 현장에서 느끼는 잔잔한 보람이었다. 과거 비행 전력이 있는 아이들과 축구단을 꾸려 대회에 나갔던 그는, 당시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시내에서 반듯하게 인사할 때 가장 큰 감동을 느낀다고 회상했다. 그는 포항 육거리 인근에 위치한 YMCA 회관 2층 카페를 청소년들의 소통과 문화 공간으로 개방하며, 청소년들이 언제든 찾아와 꿈을 키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가꾸어가고 있다.
김경범 이사장은 "YMCA는 포항 시민과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던 청년에서 이제는 지역사회의 든든한 어른이 된 그의 리더십 아래, 포항YMCA가 그려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포항YMCA는?
YMCA(기독교청년회)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자아실현과 지역 공동체 발전을 도모하는 국제적인 시민단체다. 포항YMCA는 육거리에 위치한 본부 회관을 중심으로 청소년 단기 쉼터, 돌봄 센터 등을 운영하며 교육, 문화, 봉사 전반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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