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의료현장에서 주사기, 수액백 등 필수 소모비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기본 의료비품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중동전쟁 쓰나미가 지역 의료현장까지 덮친 형국이다. 더욱이 미국이 어젯밤부터 이란 해상 봉쇄에 돌입, 자칫 원유·나프타 공급난이 장기화할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의료비품 부족 현상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 의료현장에서 더 심각하다. 최근 경북도의사회 조사 결과, 주사기(33%)와 주삿바늘(21%)의 수급 차질이 가장 크며, 가격은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의료현장의 절박한 상황과는 달리, 정부는 의료비품 재고 확보는 물론, 생산 설비에도 차질이 없다는 견해다. 향후 1~2개월간은 공급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정부 주장이다.
정부의 상황 인식은 다분히 지방의 의료현장 현실을 간과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에서 의료비품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배경에는 왜곡된 유통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체에선 물류비가 급등하고, 공급이 달리면 수도권 대형병원부터 물량을 배정하는 게 관행이라고 한다. 지방은 물량 배분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에 공급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의료 비품마저 '양극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가 의료비품 매점매석 행위 단속 등 대책에 나선 점은 다행이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필수 의료비품을 전략 물자로 관리하고, 지방 의료기관이 물량 배정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공급망을 별도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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