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체장애인협회 청송군지회 현갑삼 회장. <정운홍 기자>
경북지체장애인협회 청송군지회장인 현갑삼 회장은 요즘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958년생인 그는 지난해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올해는 대경대학교에 입학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지만, 배움에 대한 의지는 누구보다 단단하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의 권리와 복지를 이해하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현 회장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30여년간 금은방을 운영하며 삶의 터전을 일궈왔다. 지체장애라는 현실 속에서도 생업을 이어오며 쉼 없이 살아왔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배움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었다. 그 갈증은 결국 늦깎이 학업 도전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올해 대학에 입학해 장애인 복지와 제도, 권리와 관련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현 회장은 "내가 먼저 알아야 장애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공부하면서 더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공부를 시작한 뒤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과거에는 몰라서 지나쳤던 제도와 권리, 도움받을 수 있었던 여러 지원책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하나씩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 아쉬움을 후회로만 남겨두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이를 지역 장애인들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 회장은 "전문지식을 배우다 보니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와 혜택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된다"며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지역 장애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운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 그 배움이 누군가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한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현 회장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주관·주최하는 장애인·교통약자 이동 및 편의시설 관련 전문지식 평가 시험인 '편의증진사' 민간자격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동권과 편의시설은 장애인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관련 전문성을 더 키워 현장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자격증을 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고, 예전보다 도전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다"며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하기보다 일단 부딪혀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장애 때문에 포기한 것도 많았고, 스스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 그는 장애를 삶의 한계가 아닌 '조금 불편한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체적 제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불가능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해가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예전에는 장애가 있으면 안 되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장애가 불편함일 수는 있어도 불가능은 아니라는 걸 더 분명히 느낀다"며 "늦은 나이지만 앞으로도 나와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공부해서, 장애인들이 살아가는 데 겪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갑삼 회장의 도전은 개인의 학업 성취에만 머물지 않는다. 배움을 통해 권리를 알고, 그 지식을 다시 지역 사회로 돌려주겠다는 다짐이 그 안에 담겨 있다. 늦깎이 대학생이자 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지역 장애인단체 대표로서 그의 걸음은 지금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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