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엽기적인 장동혁 대표의 방미(訪美) 행각

  •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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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28 12:54  |  수정 2026-04-28 17:50  |  발행일 2026-04-29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4년간 워싱턴특파원의 경험과 10여년간 대형국제행사인 아시아리더십컨퍼런스(ALC)를 총괄하면서, 세계 각국의 전현직 정상급 인사들의 외교 활동을 가까이서 지켜보거나 직접 주선한 경험이 있다. 2017년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워싱턴 방문 준비를 맡아 여러 면담을 성사시키고 미국 현지에서 수행도 했었다.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경험들에 비추어 국민의 힘 장동혁 대표의 이번 방미행각이 얼마나 엉터리였던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우선 미국 국무부가 면담 공무원의 이름과 직급 등을 비공개로 해달라고 했다는 주장은 믿기가 어렵다. 아주 예외적으로 민감한 대화 내용을 비공개(오프 더 레코드)해달라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장 대표의 주장처럼 이름과 직책까지 밝히지 말라는 경우는 들어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다.


이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이미 들통이 났다. 국무부 스스로 한국 언론의 요청에 따라 면담공무원의 신원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만약 국무부가 비공개를 요청했다면 언론의 질의에도 똑같이 답했을 것이다. 언론에 알리는 것보다 더 큰 공개가 어디 있겠는가.


물론 CIA(중앙정보국)같은 정보기관이나 군사기관의 경우엔 다를 수 있다. 2017년 10월 홍준표 대표 일행이 미국 랭리에 위치한 CIA 본부를 방문했을 때, CIA측은 입구에서부터 방문자들을 별도로 호송하고 휴대폰까지 압수해 사진 한장을 못 찍게 했다.


하지만 CIA측은 방문 직후엔 방문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허용했고, 한국 정치인 일행의 CIA 첫 방문 사실은 곧바로 한국 언론에 대서특필됐었다. 당시 우리 일행을 맞아 1시간30여분 대북정세를 브리핑한 인물은 앤드류 김 CIA 부국장으로, 북한의 김정은과도 비밀협상을 이어간 미정부 내 핵심인사였다.


장동혁 일행이 미국에서 만났다는 사람들의 면면은 한국 제1야당대표의 격에 맞지가 않다. 과거 야당대표 중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을 만났고, 박근혜 대표도 럼즈펠드 국방장관,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과의 면담을 성사시켰다(부장관은 차관보다 높다).


장 대표처럼 탄핵 후 어려웠던 홍준표 대표조차 폴 라이언 하원의장,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을 만났었다. 특히 국무부에서는 토마스 섀넌 정무차관과 면담한 데 이어 엘리엇 강 핵확산방지 차관보와 1시간여 토론을 갖기도 했다.


장 대표가 과거 전례에 걸맞는 예우를 받지못한 이유는 두가지일 것이다. 첫째는 방미 자체가 급조돼 일정잡기에 실패했을 가능성이다. 둘째로는 미국 조야에서 장동혁이란 사람에 대해 거의 모르거나, 왜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이한 점은, 장 대표의 방미 며칠 전 국내의 한 기독교계 신문에서 '장 대표가 폴라 화이트 백악관 신앙국장(목사)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란 기사가 났던 것이다. 아마 장 대표는 얼마 전 김민석 총리처럼 기독교계 비선 라인을 통해 화이트 목사를 만나 백악관 옆방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우를 시도해보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장 대표의 이 야심찬(?) 희망은 화이트 목사가 당시 백악관에 없었다는 이유(장 대표측 주장)로 무산됐다. 결과적으로 이 계획은 당원들과 국민을 상대로 한 '희망 고문'에 그쳤고, 방미 명분을 만들려는 사기성 언론플레이가 아니냐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라면 의회 파트너인 하원의장은 만났어야 격에 맞다. 또 국무부에서도 차관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국 담당인 동아태 차관보는 면담했어야 했다. 뜬금없이 공공외교담당 차관의 비서실장을 만나거나 한차례 방미 일정 중 국무부에 두 차례나 들어가는 것은 외교 관행에 어긋나는 일이다. 더욱이 국장급 인사들을 만나놓고 국내의 비난이 두려워 거짓말을 일삼고 있으니 가히 충격적이다.


이번 장 대표의 방미 결과는 의사당 앞과, 미국 정부통령 사진 앞에서 찍은 두 장의 관광용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한국 보수 야당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국가의 격을 떨어뜨린, 가히 엽기적인 방미 행각이었다.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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