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다육식물 가게로 시작해 연매출 5천만 원 넘어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꿈 키우고 아이 키우며 살았으면"
정효정 씨가 다육식물을 정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준영기자>
청년들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시대다. 지방의 작은 도시일수록 청년 한 명이 돌아와 자리를 잡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지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한 골목에는 객지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삶의 뿌리를 내린 37세 여성 창업가가 있다.
정효정 씨는 작은 다육식물 몇 개로 시작한 꽃집을 연매출 5천만 원이 넘는 가게로 키웠다. 그녀는 이제 꽃을 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쉬어가는 힐링 공간을 꿈꾸고 있다.
"고향의 가장 큰 장점은 결국 사람인 것 같아요.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들 때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마음도 편해요. 많은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꿈을 키우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왜관읍의 작은 꽃집에서 만난 정 씨는 식물들 사이를 오가며 손님에게 물 주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어려운 식물 이름보다 "햇빛을 잘 보면 된다", "물은 너무 자주 주면 안 된다"는 쉬운 말을 먼저 건넸다.
정효정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꽃집 앞에서 환화게 웃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준영기자>
정 씨는 왜관에서 태어나 자랐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플로리스트의 꿈을 키웠다. 꽃집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조경학까지 복수전공했고, 식물자원·조경 중등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대구 마이스터고에서 시간강사로 일한 경험도 있다.
결혼 후에는 외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꽃과 식물 관련 인프라는 부족했고 초기 비용 부담도 컸다. 결국 정 씨가 다시 선택한 곳은 고향이었다.
2019년 12월이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되던 시기와 맞물려 남편의 취업도 쉽지 않았고, 자신 역시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때 다시 붙잡은 것이 꽃이었다.
처음에는 아버지 가게 옆 작은 공간에서 다육식물 몇 개를 놓고 시작했다. 가진 돈도 많지 않았고 손님도 드물었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 사도 되는데 일부러 와주세요. 어른들 눈에는 제가 아직 동네 애 같은 거죠."
입소문은 조금씩 퍼졌다. 다육식물과 꽃, 조경 식물 종류도 늘어났다. 지금은 왜관 주민뿐 아니라 인근 동명 지역과 대구·성주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매출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정 씨는 전문성을 갖췄지만 일부러 어렵게 말하지 않는다.
"전문용어를 쓰면 어려워하시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식물을 편하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도시보다 느린 고향의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대구만 가도 차가 많고 정신없잖아요. 여기는 조용하고 적막한 게 좋아요."
정 씨의 목표는 단순히 큰 꽃집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왜관에서 가장 큰 꽃집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단순히 큰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와서 힐링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9살 딸을 키우고 있는 정 씨는 "아이 한 명을 더 낳을 계획도 있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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