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반도체 파업' 위기를 피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원 삼성전자의 파국을 막았다. 대한민국 굴기의 희망, 반도체 엔진을 꺼짐없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갈등을 딛고 새로운 도약에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구경북도 일촉즉발의 위기를 면했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로 파업이 유보된 건 TK지역 경제안정에도 큰 의미가 있다.
TK 지역 산업과 삼성전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소부장' 기업 다수가 지역에 포진해 있다. 일부 기업은 반도체 생산공정의 핵심 공급 루트 역할을 한다. 메모리·파운드리 공정 장비 및 소재, 반도체 회로 형성의 필수 소재, 웨이퍼 공정 화학소재, 반도체 박막 형성 장비, 노광공정 보호 및 냉각 장치 등을 다 TK 기업들이 공급한다. 삼성전자 노사갈등은 곧 대구경북의 문제였던 셈이다.
이런 협력업체 수만 300개가 넘는다. 삼성전자와의 연간 거래액이 수조 원대에 이른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직원이 수만 명이다. 특히 TK 신산업의 3대 축인 구미·경산·포항에 집중해 있다. 그 축이 흔들릴 뻔했다. 반도체, 전자부품 공급망이 멈추면 협력 중소기업들의 생산 차질과 매출 감소, 고용 불안이 불가피하다. 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반도체는 지역 주력인 자동차·기계 산업과도 깊이 연계돼 있다.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을 흔들 재앙적 상황이 닥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당장 합의안을 통과시켜 유보된 파업을 멈추는 게 발등의 불이다. 그러나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협력업체 노조들이 성과배분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주요 대기업에서도 'N%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주주 반발'도 심상찮다. 소액주주 단체가 합의 전면 무효화 집회를 열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극심한 노노갈등도 문제다.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건전한 사내문화를 해치는 새로운 장애요소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노사신뢰 회복은 가장 핵심 과제다. 지속성장의 관건이다. 한때 노조가 사회적 지탄 속에 공공의 적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사측이 강 건너 불구경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협상의 유불리를 떠나 그게 삼성전자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노조도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하고 부당한 요구를 해왔음을 자성해야 한다.
이제 삼성전자의 갈등과 시련, 그리고 합의는 새로운 상생 문화 정착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파업은 멈췄지만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풀어야 할 숙제가 첩첩산중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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