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재를 활용해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남명옥(왼쪽) 작가와 폐차한 자동차 부품으로 제작한 작품.<남명옥 작가 제공>
대구 달성군 화원읍 달성습지생태학습관(이하 생태학습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오는 7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폐자재를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를 선보인 남명옥(56) 작가는 '모든 것은 또 다른 형태로 돌아온다'는 순환의 개념을 바탕으로 버려진 전자 부품을 비롯해 구리·전기선과 같은 산업 재료, 자연의 잔재들을 결합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에게 폐자재는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작품의 주제를 구현하는 예술 재료이자 생명 순환의 의미를 담아내는 중요한 도구다.
남 작가가 폐자재를 작품 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과거 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부터다. 그는 만들기 수업에서 기성 재료 대신 부러진 붓이나 버려지는 물통 등 학원에서 나온 폐자재를 활용했다. 사용하며 형태가 변형된 물건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어린 시절 경험과도 깊게 연관돼 있다. 그는 "공대 성향이 강했던 오라버니가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분해하며 놀았는데,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전자기기 내부의 부품과 전선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대구미술협회 소속인 남 작가는 '생성과 소멸'을 주제로 영상과 설치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대덕문화전당과 아양아트센터, 대구예술발전소 등 지역 주요 예술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네덜란드에 전시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구미술협회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메타 아티스트'라고 소개한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폐자재를 직접 만지고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는 대체할 수 없는 내용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남 작가의 작품 활동에는 가정의 소소한 폐기물과 함께 정원 손질 후 전지된 나무와 뿌리도 중요한 재료다. 나무는 종류별로 따로 보관해 작품에 맞게 조합한다. 더불어, 작업에 필요한 산업 폐기물 소재를 얻기 위해 고물상을 찾기도 한다. 산업 폐기물이 21세기 표현에 더 매력적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형태와 재료를 발견하는 순간 새 작품의 방향 또한 다양해진다고 설명했다.
남 작가는 "전기선, 구리 선 하나도 작품 세계를 완성하는 중요한 예술적 언어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소망에 대해 그는 "산업 폐재료처럼 최대한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지구 환경까지 함께 생각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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