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송도 밤바다, 포장마차로 깨어나다

  • 김기태
  • |
  • 입력 2026-06-14 18:38  |  발행일 2026-06-14
2700석 만석, 웨이팅 행렬
버스킹에 남녀노소 들썩
주차난, 송도의 남은 숙제
2026 포송마차 행사가 지난 12일 포항 송도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렸다. 행사장에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김기태기자>

'2026 포송마차' 행사가 지난 12일 포항 송도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렸다. 행사장에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김기태기자>

해가 저문 포항 송도해수욕장. 어둠이 내려앉자 백열전구 수백 개가 일제히 켜지며 모래사장을 노란빛으로 물들였다. 지난 12일 개막한 '2026 포송마차' 현장이다. 포스코 고로의 불빛과 바다 내음이 뒤섞인 이 공간에, 남녀노소 수천 명이 빨간 플라스틱 의자를 가득 메웠다. 포장마차에 마련된 의자만 2천700개. 그 모든 자리가 빈자리 없이 채워졌다.


뜨거운 인기에 웨이팅 행렬까지 생겨났다. 포항시는 안전을 위해 입장객을 순차적으로 수용했고, 기다리는 줄이 행사장 바깥까지 이어질 만큼 발길이 몰렸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일부 관광객들은 영일대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포항의 밤 바다 전체에 활기가 넘쳤다는 방증이었다.


지난 12일 포항 송도해수욕장 2026 포송마차 버스킹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시민과 관광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쏟아내며 행사를 즐기고 있다.<김기태기자>

지난 12일 포항 송도해수욕장 '2026 포송마차' 버스킹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시민과 관광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쏟아내며 행사를 즐기고 있다.<김기태기자>

무대 앞 풍경은 더 뜨거웠다. 버스킹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20대 청년들과 50대 중년층이 뒤엉켜 박자를 맞췄다. 무대 언저리에서 어깨를 들썩이던 중년 여성들이 급기야 앞으로 나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주변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나이도, 처음 만난 사이라는 어색함도 음악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포장마차 감성과 버스킹이 만들어 낸 송도만의 밤이었다.


포항시는 가격 표시 사전 안내와 현장 점검으로 바가지요금을 차단했고, 다회용기 회수·재사용 체계를 도입해 친환경 운영의 첫걸음도 뗐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포항 물회와 해산물 구이가 쉴 새 없이 나갔고, 축제 열기는 인근 송도 상권으로도 번졌다.


다만 아쉬움도 남았다. 행사장 인근 주차장이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송도 일대 곳곳에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송도해수욕장이 야간 관광 거점으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찾아온 30대 직장인 김지훈(34) 씨는 "SNS에서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바다 보며 공연까지 즐기니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부부 동반으로 온 50대 이정숙(52) 씨는 "버스킹 공연에서 나도 모르게 일어나 춤을 췄다"며 웃으며 "내년엔 주차 걱정 없이 올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숙 포항시 경제노동정책과장은 "이번 포송마차는 송도의 밤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를 확인한 자리였다"며 "주차 문제를 비롯한 현장의 미비점을 꼼꼼히 챙겨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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