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수 축소(6→2) 및 교량하부 증고(0.7m↑) 등으로 재가설되고 있는 냉천교. <전준혁기자>
"힌남노가 또 온다면 포항은 안전한가?"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내며 경북 포항에 큰 상처를 남긴 2022년 태풍 힌남노. 4년이 지난 현재 범람을 일으켰던 냉천은 어떤 모습일까? 다행히 하천 복구 및 개선 사업은 완료돼 하구기준 기존 80년 빈도에서 200년 빈도로 통수능력이 증대됐다.
하지만 상류에서 물그릇 역할을 해줄 항사댐 건설은 아직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전보다 홍수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은 향상됐지만, 500년 빈도의 힌남노와 같은 태풍이 들이닥친다면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신속한 댐 건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닥 파내고 물길 넓힌 냉천… 통수단면적 35% 확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냉천은 이상홍수로 인한 범람을 일으켜 1천109억 원의 막대한 피해 복구액(포항시 조사액 기준, 포스코 등 주요시설 피해 미포함)과 8명의 사망자 등 뼈아픈 피해를 낳았다. 이후 경상북도가 주도한 힌남노 전 지구 하천 재해복구 공사는 2025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비의 핵심은 하천 하구 기준 계획 홍수량 빈도를 기존 80년에서 200년으로 크게 상향한 것이다.
배종우 포항시 하천시설1팀장과 경북도에 따르면, 하천 바닥에 쌓인 토사를 1m 이상 걷어냈으며, 원활한 물흐름을 위해 하천 둔치에 있던 광장 등 공원 시설을 철거하고 최소한의 산책로만 남겼다. 이와 함께 통수능력 확보를 위해 호안 9.9㎞를 개선 및 복구했으며, 보와 낙차공 8곳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물걸림 주범 '냉천교' 교체 중… 2028년 2월 완공 목표
하천 바닥 정비는 끝났지만, 냉천교와 인덕교 등 주요 교량의 재가설 공사는 2028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진행형이다. 힌남노 당시 촘촘했던 교각에 부유물이 걸리며 하천 흐름에 병목현상을 일으켰고, 이것이 범람을 일으켜 치명적인 침수 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교각 수를 줄여 물걸림을 막는 것이다.
90m 길이의 냉천교는 기존 6개였던 교각을 2개로 대폭 축소해 교각 간 거리를 30m 이상 넓히게 된다. 또한 교량 하부를 0.7m가량 높여 홍수위에서 교량 하부까지 2.18m의 충분한 여유고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냉천교 구간의 통수단면적은 정비 전 343㎡에서 정비 후 523㎡로 무려 52%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통행량이 많은 구간 특성상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선을 반씩 나눠 시공하고 있어 공정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냉천교가 내년 하반기 마무리되면 인덕교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500년 빈도 방어할 '항사댐', 계속된 유찰 이후 용역 착수
냉천 정비로 200년 빈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게 됐지만, 500년 빈도에 육박하는 힌남노급 극강호우를 완벽히 견뎌내려면 하천 상류의 항사댐 건설이 필수적이다. 오성훈 포항시 생태하천복원팀장은 항사댐 사업에 대해 "5차례 입찰이 유찰된 끝에 대형 공사 입찰 방법을 변경한 뒤 올해 4월 30일 설계 용역에 본격 착수했다"며, "내년 10월 설계를 완료하고 2028년 초 공사를 발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수조절용 항사댐 사업은 지역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지속적인 성명 발표를 통해 "항사댐 예정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보호구역,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국토 환경성 평가 1등급 지역"이라며 대규모 산림 식생 훼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특히 댐 예정지를 관통하는 오천 단층과 관련해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오천 단층의 재활성화가 이뤄졌다는 연구 견해가 있는 만큼, 500년 홍수 빈도에 대비하는 대형 댐이 활성단층 위에 세워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안전성에 강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포항시는 댐 건설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성훈 팀장은 "현재 냉천 정비로는 200년 빈도까지 감당할 수 있지만, 힌남노 때처럼 500년 빈도로 쏟아진 폭우를 온전히 감당하려면 항사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향후 항사댐 건설과 함께 농업용수 공급이 목적인 상류의 오어지도 온전한 치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농어촌공사와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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