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대구 서구 이현공원 물놀이장에 모인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동현 기자
대구경북이 연일 40℃ 안팎의 기록적인 폭염에 갇혔다. 숨이 턱턱 막히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자 시민들은 물놀이장과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도서관, 카페 등으로 앞다퉈 도심 속 피서지로 몰렸다.
◆물놀이장·도서관·카페…'더위' 탈출 나선 시민들
12일 오후 1시쯤 대구 이현공원 물놀이장. 뜨거운 햇빛이 쉴 새 없이 내리꽂히면서 공원 바닥에선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역대급 '찜통 더위' 속에서 이곳 물놀이장은 수백 명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은 11~12일 이틀간 임시 개장했다.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은 37℃까지 치솟았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여름을 견디고자 물놀이장을 찾은 가족 단위 시민들은 연신 몸에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혔다. 물놀이장 주변에선 아이들 웃음소리와 물이 바닥에 쏟아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물놀이장 조형물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은 아이들은 물줄기를 피해 달아났다가 다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기를 반복했다. 부모들은 물놀이장 가장자리에서 아이들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거나, 물총과 튜브를 챙겨주느라 분주했다.
12일 오후 대구 북구 시림도서관 1층 어린이실 공간이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가득찬 모습. 이동현 기자
그늘막 아래에는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이 빼곡히 자리했다. 이들은 얼음물과 냉음료를 마시거나 부채질을 하며 몸을 식혔다. 물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수건을 두른 채 미리 챙겨온 간식을 먹었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찾은 북구 시립도서관은 도심 속 휴양지를 방불케 했다. 바깥의 숨 막히는 열기와 달리 도서관 안에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몸을 감쌌다. 도서관 곳곳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북캉스(북+바캉스)'를 즐기러 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열람실과 자료실에는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어린이 자료실에서는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도서관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이용객들의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
안소현(여·25·대구 북구)씨는 "시원한 환경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며 "올여름에는 아예 주말마다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을 생각이다"며 배시시 웃었다.
오후에 찾아간 대구 동촌유원지의 한 커피숍도 사정은 비슷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매장 안으로 들어온 시민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손부채질을 하거나 차가운 음료를 연신 들이켰다. 북캉스에 버금가는 '카캉스(카페+바캉스)'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매장 안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창가와 테이블마다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시민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스무디, 팥빙수 등 시원한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며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었다.
특히 이날 대구 인근인 경산과 포항에 처음 발령된 '폭염중대경보'에 대해 시민들은 잘 알지 못했다. 기존 폭염특보(경보·주의보)보다 위험성이 큰 단계라는 점은 짐작했지만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모르는 시민들이 적잖았다. 이에 재난문자에도 특보의 의미와 대응 방법이 충분히 담기지 않아 새 제도 도입과 함께 보다 세밀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후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한 카페 모습. 이날 이곳은 더위를 피해 시원한 음료를 즐기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동현 기자
◆ 추 시장, 대구 쪽방촌 찾아 냉방점검.
앞서 대구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11일 추경호 대구시장이 중구 서성로와 북성로에 있는 쪽방촌을 잇따라 찾아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긴급점검했다. 최근 낮 기온이 35℃를 웃돌고 연일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냉방 여건이 열악한 주민들의 건강 피해가 우려되자 잡은 일정이다.
추 시장은 이날 오후 중구 서성로에 있는 '행복나눔의 집'을 방문, 냉방시설 가동 상태와 무더위쉼터 운영 현황을 살폈다. 이어 북성로 쪽방 밀집지역인 명신여관에선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추 시장은 "추운 겨울보다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며 "냉방시설이 부족하거나 홀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더위는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폭염을 시민 생명과 직결된 재난으로 보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취약계층 안부 확인과 쉼터 운영 등 현장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15일까지 최고 36~38℃…비 내려도 무더위 계속
대구경북의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밤부터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겠지만, 15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겠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13일에도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낮 기온이 최고 38℃까지 치솟겠다. 이날부터 아침 기온도 23~27℃에 머물면서 대구와 경북 곳곳에선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더위의 기세(낮 최고기온 기준)는 14일(29~36℃)과 15일(27~36℃)에도 계속 이어지겠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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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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