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보다 우위 대경권 반도체 생태계 적극 활용해야

  • 논설실
  • |
  • 입력 2026-07-15 16:36  |  발행일 2026-07-16

정부가 호남지역에 엄청난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립 투자를 결정한 이후 대구경북 주민과 정치인들이 크게 반발했던 것은 막무가내식 불만 표출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다. 상식적으로도 대구경북의 입지 환경이 더 좋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정책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그 객관적 근거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반도체 권역별 분업 구상의 산업적 타당성 검토: 대경권 산업생태계 기반의 비교우위' 보고서는 객관적 지표에서 대경권이 호남권 대비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수는 5.3배, 연구개발비는 5배나 높았다. 반도체 인증 전문기업도 대경권은 26개인 반면, 호남권은 하나도 없었다. 대경권의 관련기업은 단순히 그 수적 우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LG이노텍(기판 세계 1위), 원익큐엔씨(쿼츠웨어 세계 1위), SK실트론(웨이퍼 세계 3위) 등 글로벌 소부장 기업이 다층적으로 집적돼 있다. 정주와 인재공급 환경도 훨씬 앞선다.


입지 환경이 아닌 정치적으로 결정한 측면이 강한 이번 호남 반도체 배치는 추진 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마주할 것이다. 성공 여부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산업생태계 성숙도가 핵심 변수이고, 이런 생태계 변수는 단기간 정책으로 조성되기 어렵다. 지자체와 기업들은 이러한 대구경북의 반도체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의 반도체 투자계획 추진에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요구를 하고, 삼성과 SK 등 대기업과 특히 손발을 잘 맞춰 함께 상생 방안을 계속 찾아가야 한다. 우리나라 AI산업과 반도체산업의 성공·발전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