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수성구의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직접 냉장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되면서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편의점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7년도 최저임금이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면서 대구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임대료와 재료비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마저 가중되면서다. 생업전선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와 같은 비정규직 고용을 줄이거나, 가족 경영으로 전환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15일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경제계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인력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과 카페,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현장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그동안 주장해왔다.
정창환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 사무국장은 "최저임금 결정이후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나 일반 외식업 및 카페 등에서 인건비 부담과 업종별 차등 적용 무산에 대한 항의와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구 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매출 감소 속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부부가 2교대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주변에 편의점과 24시간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경쟁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 폐업을 고민할 정도다. A씨는 "처음 (편의점을) 시작할 때는 파트타임직을 고용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어 아내가 잠시 봐주는 시간 외에는 온전히 점포에 매달리고 있다. 이제는 아르바이트 고용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자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달한 영세 사업장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폐업을 막기 위해 주휴수당 제도를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오교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은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인건비가 매우 부담스럽다"며 "업주들의 상황에 맞는 주휴수당 제도가 현실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일 대구 수성구의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직접 창고를 정리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되면서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편의점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외국인 근로자 임금 체계 논의도 수면 위로 올랐다. 특히 인력난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다수 고용하는 지역 외식업계는 임금 외 부대비용 지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 침체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업무 능숙도와 무관하게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창환 사무국장은 또 "외국인 근로자들의 E-7 비자 갱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에 사업주가 근로자의 숙식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출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차등 지급 체계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단체는 획일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지역 내 일자리 축소로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덕화 대구경영자총협회 상무이사는 "수도권과 달리 지역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지불 능력을 초과한 임금 인상으로 영업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취약계층을 보호하려는 제도가 오히려 도소매업과 음식업의 고용을 줄이고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어, 업종별 지불 능력을 고려한 구분 적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영세 상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지자체 협의를 통한 통신비 할인 및 배달 플랫폼 무료 광고 연계 등 자체적인 고정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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