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카페 청송의 맛 ⑧] 청송의 농가맛집 ‘두연’ ‘무꾸’

  • 김광재·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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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2 17:12  |  수정 2026-07-22 17:12  |  발행일 2026-07-22
유기농 콩과 구수한 시래기 … 직접 키운 식재료로 차린 ‘건강 밥상’

■ 콩요리 전문 '두연'

고기도 고추도 안 넣었는데 깔끔 담백

손님들 감탄터진 청송의 '두부 전공'

오색 사과솥밥에 그날 나오는 채소 반찬

'힐링푸드' 입소문 타고 찾는 사람 늘어

'농가맛집'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외식사업장으로, 그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곳이다. 산소카페 청송에는 농가맛집 '두연'(청송군 청송읍 금곡리)과 '무꾸'(청송군 부남면 양숙리) 두 곳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지은 다양한 채소, 과일로 정성스레 만든 음식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청송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 두 농가맛집에서 한 끼 식사를 해봐야 한다.


우리가 어느 지역의 맛을 안다고 얘기할 수 있으려면 거기서 생산된 과일, 채소나 대표 음식을 맛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택배로 받은 청송사과를 먹고 '청송을 맛보았노라' 한다면 사람들은 웃어넘길 것이다. 그러나 청송 토박이 집안의 저녁 초대를 받아 내림음식을 맛보고, 그에 얽힌 얘기를 들으며 그 집안 분위기에 젖어드는 경험을 하고 나서 같은 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청송의 농가맛집 '두연'과 '무꾸'에서의 한 끼 식사는 이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연'의 음식은 지친 몸을 다독여주고, 무와 시래기로 만든 '무꾸'의 음식은 마음속에 따뜻한 그리움을 지펴준다.


청송 농가맛집 두연.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연의 음식은 지친 몸을 다독여 준다. 두부에 여러 색깔의 각종 채소와 버섯, 단호박 등이 만들어내는 채수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연'의 음식은 지친 몸을 다독여 준다. 두부에 여러 색깔의 각종 채소와 버섯, 단호박 등이 만들어내는 채수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두부전골.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두부전골.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사과떡갈비.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사과떡갈비.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코다리찜. <두연 제공>

청송 농가맛집 '두연'의 코다리찜. <두연 제공>


■ 시래기 밥상 '무꾸'

기본양념으로 조미료 대신 무 사용

무 아홉번 찌고 말려서 우린 물 활용

시래기국밥 등 깊은 맛 나게 만들어

계절메뉴 청송사과 양념장 물회 인기

◆농가맛집 '두연'


부인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남편은 나비넥타이와 중절모 차림으로 홀에서 서빙을 한다. 농가맛집 '두연'의 장두연 대표와 한솔농장 임태수 대표 부부다. 콩과 자색고구마 등 식재료는 남편이 농사지은 것을 가져온다. 두부도 직접 만들고 그날그날 나오는 채소로 반찬을 만든다.


"농민사관학교 가공창업반에 다니면서 농촌여성CEO의 꿈을 키웠습니다. 메주와 장류 제조를 해보려 했더니 이곳은 허가가 안 난다고 해서, 식당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장류 제조 자격증, 장아찌 자격증,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준비를 해서 2015년에 경북농업기술원 농가맛집 창업 응모를 했어요. 우리만 통과가 돼서 2016년 1월 오픈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얼마 못 가 문 닫게 될 거라고 걱정을 했다. '두연'은 대구 칠성시장 주방용품 가게에 물건을 주문했더니, 주소를 잘못 적은 거 아니냐며 놀랄 만큼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마침 고속도로도 생기고 대명콘도(소노벨)도 들어와 큰 도움이 됐다. 그 길목에 위치한 농가맛집 '두연'에는 관광객들이 숙소로 가는 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검색을 해서 찾아왔다.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관광버스가 들락날락했다.


"맛집이라 하면 기본이 밥이잖아요. 온장고에 넣어놨던 밥은 아무래도 맛이 떨어져요. 그래서 솥밥을 하기로 했어요.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솥밥이 흔하지 않을 때였죠. 그리고 청송이니까 사과의 매력을 더해야 되겠다 싶어서 5가지 고명을 넣은 오색 빛깔 사과 솥밥을 개발했어요."


두부전골은 고기와 고추, 마늘도 들어가지 않는 맑은탕 스타일이다. 두부에 여러 색깔의 각종 채소와 버섯, 단호박 등이 만들어내는 채수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국물을 먹어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시원하다, 해장하기 딱 좋다는 말을 반사적으로 한다. 가끔 '너무 건강식'이라며 고춧가루, 청양고추를 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기는 하지만.


코다리찜도 순한 맛의 청송 고추를 쓰고 가래떡, 두부가 들어가 풍부한 맛을 낸다. 사이드 메뉴로는 전과 수육이 있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과 떡갈비와 두부 파스타가 있다. 잣 고명을 얹은 자색고구마 볼을 비롯한 세 가지 애피타이저는 예쁘다는 감탄으로 식사를 시작하게 한다.


'두연'의 메뉴는 콩을 테마로 한 건강식단, 힐링푸드라고 할 수 있겠다. 임 대표는 '두연'이 문 열기 4년 전에 간암 진단을 받고 식단을 건강식으로 바꿨는데, 손님들에게도 건강한 밥상을 차려드리자는 생각으로 메뉴를 정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기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제가 57세에 진단받았는데 지금 72세까지 보통 사람보다 일도 더 하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니까요. 우리 집에 와서 음식은 어떻게 먹느냐,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느냐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손님들과 대화를 합니다. 농사지은 채소를 보내드리기도 하고요. 그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함께 나눠 먹는다는 게 제게는 또 다른 행복이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천연염색 체험, 펜션 운영도 함께 했으나 지금은 식당만 운영한다. "저녁까지 하니까 힘들어서 지난해부터는 오후3시까지 점심만 하고 있어요. 몸도 덜 피곤하고 남는 시간에 아코디언도 연주하고 좀 더 편안해졌습니다."



청송 농가맛집 무꾸. 무와 시래기로 만든 무꾸의 음식은 마음속에 따뜻한 그리움을 지펴준다. 늦가을에 수확한 무를 아홉 번 찌고 말려서 만든 동삼차 우린 물을 비롯해 무를 다양하게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무꾸'. 무와 시래기로 만든 '무꾸'의 음식은 마음속에 따뜻한 그리움을 지펴준다. 늦가을에 수확한 무를 아홉 번 찌고 말려서 만든 동삼차 우린 물을 비롯해 무를 다양하게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시래기비빔밥 정식. <무꾸 제공>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시래기비빔밥 정식. <무꾸 제공>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들깨시래기국밥 <무꾸 제공>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들깨시래기국밥 <무꾸 제공>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매콤마늘소갈비찜 <무꾸 제공>

청송 농가맛집 '무꾸'의 매콤마늘소갈비찜 <무꾸 제공>

◆농가맛집 '무꾸'


삼국시대에도 재배했다는 무는 경상도에서는 '무시' 혹은 '무꾸'라고도 하고, 충청도에서는 '무수'라고도 한다. 표준어 규정도 달라져 예전에는 '무우'였다가 1989년부터 '무'가 됐다.


농가맛집 '무꾸'는 청송에서 무를 일컫는 말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이름에 걸맞게 기본양념으로 조미료 대신 무를 쓴다. 늦가을에 수확한 무를 아홉 번 찌고 말려서 만든 동삼차 우린 물을 비롯해 무를 다양하게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음식이 개운한 맛을 낸다.


'무꾸' 김경희 대표의 남편은 청송사과은자농원 박찬목 대표, 시어머니는 올해 82세 조은자 여사다. "사과 농사가 한 1만 평, 밭농사가 한 3천 평 됩니다. 어머니가 허리는 굽었지만 건강하세요. 맏며느리로 시집와 시동생 시누이 6명을 뒷바라지하고 2남1녀를 키우며 한평생 농사를 지으신 분이에요. 지금도 늘 밭에서 일을 하십니다. 어머니는 예전에 무밥, 무시래기밥, 들깨시래깃국으로 허기를 채웠다고 해요." 시어머니의 무꾸가 며느리의 농가맛집 이름이 되고 기본메뉴, 기본양념이 됐다.


'무꾸'의 메인 메뉴는 들깨시래기국밥 정식, 시래기비빔밥 정식이다. 시래기는 삶고 껍질을 벗기고 손이 많이 가는 식재료지만,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 같은 식재료이기도 하다. 직접 재배해 자연에서 말린 시래기를 사용해 풍미가 살아있다. 딸, 사위와 함께 찾아와 시래깃국을 드시던 아흔이 넘은 어르신이 김 대표의 손을 꼭 잡으며 "옛날 우리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그 맛이 그대로 나서,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다"며 고맙다고 한 적도 있다.


그밖에 짬뽕순두부, 3시간 전에 미리 주문해야 하는 항아리바비큐와 사이드 메뉴로 소갈비찜, 시래기부침개, 어린이 떡갈비 등이 있다. 계절메뉴로 청송사과 양념장으로 만든 물회도 인기다.


"다른 데서는 단맛을 사과로 낼 수 없어요, 비싸니까. 여기는 사과가 흔하니까 가능하지만요. 사과로 하면 맛이 깔끔해요. 보통 육수를 만들면 일주일 정도 숙성을 시켜야 고추장 맛이 겉돌지 않고 텁텁한 맛도 사라져요. 사과로 하면 바로 숙성을 안 시키고 바로 먹을 수 있어요."


김 대표가 남편 외에 모든 사람이 반대한 '무꾸'를 시작한 지 올해 4년째. 손님들은 전국에서 찾아오는데, 한번 왔던 사람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 관광회사에서 일본 손님들 모시고 오세요. 초기에는 90%가 다른 지역에서 오셨는데 지금은 청송 분들도 많이 오셔서 반반 정도 됩니다."


고교를 졸업하고 미대를 가고 싶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는 김 대표는 8년 전 귀농한 이후 시어머니 조은자 여사가 일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꾸준히 그리고 짧은 글도 함께 적어놓았다. 그게 스케치북 15권이나 됐다. 그 중 몇 장은 뒷장에 달력을 인쇄해 나눠주기도 했다. 8월말쯤 그 그림이 '나의 은자씨'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이다.


"그림을 보고 엄마 생각난다면서 책을 내보라는 분들이 있었어요. 버리기는 아깝고 어머니한테 선물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한번 내보는 거예요."


김 대표 부부는 지금까지 생활공감정책참여단, 정나눔봉사단체 등에서 우동 나눔, 미용봉사, 에어컨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해왔고, 지난해에는 이웃돕기 등 1천만원을 기부했다.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과 올해 '생공감 정나눔 봉사회'를 새로 만들고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글=김광재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기획 - 청송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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