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장 발언대] “오징어만으론 울릉도 미래 없다…청년 돌아올 새 산업 만들어야”

  •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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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5 12:41  |  발행일 2026-07-25
임영광 울릉군 이장협의회장 “주민과 행정 잇는 가교 될 것…흑염소 산업은 울릉도 새 성장동력”
임영광 울릉군 이장협의회장. <홍준기 기자>

임영광 울릉군 이장협의회장. <홍준기 기자>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개발사업이 아니다. 생활 속 작은 불편 하나를 제때 해결해 주는 행정이다."


최근 울릉군 이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임영광(68) 회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협의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소통'을 강조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이장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에 제대로 전달하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임 회장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민원의 상당수는 생활과 맞닿아 있는 작은 문제들"이라며 "이장들이 먼저 현장을 살피고 행정과 충분히 협의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적지 않다.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결국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직접 경험한 사례를 들며 현장 행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 마을 경로당이 노후화돼 안전을 위협할 정도였지만 예산 부족으로 보수가 미뤄지고 있었다. 담당 공무원에게 현장 확인을 요청하자 휴일임에도 직접 경로당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보수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큰 예산이 들어간 사업은 아니었지만 주민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행정이 달라지고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수백억원 규모의 사업보다 작은 민원 하나라도 책임 있게 해결하려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협의회 운영 방향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협의회가 행정과 맞서는 조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행정도 어려운 점을 솔직하게 설명하면서 함께 답을 찾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 갈등보다 소통이 더 큰 성과를 만든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역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임 회장은 "오징어는 예전 같지 않고 산나물 시장도 크게 달라졌다"며 "기존 산업만으로는 울릉도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제는 청년들이 돌아와 정착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청년 정책도 주거보다 일자리 마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주택을 짓는 것도 필요하지만 직장이 없으면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며 "먼저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울릉도의 유휴농지와 중산간 지역을 활용해 청년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흑염소 산업이다.


임 회장은 "흑염소는 울릉도의 자연환경과 잘 맞고 비교적 적은 면적으로도 소득을 낼 수 있는 산업"이라며 "최근에는 계약 출하가 확대되면서 판로도 예전보다 안정됐고, 일부 농가는 높은 소득을 올릴 정도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이 종자 개량과 방역, 판로 확대, 청년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충분히 울릉도를 대표하는 특화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흑염소 산업은 축산을 넘어 연관 산업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사육 농가가 늘어나면 도축과 사료 생산, 조사료 재배, 운송 등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한다"며 "과거 오징어 산업이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것처럼 새로운 산업 역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행정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우수 종자 보급과 품종 개량, 안정적인 판로 구축, 브랜드 육성은 개별 농가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며 "제주가 흑돼지를 지역 대표 브랜드로 키웠듯 울릉도도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방치된 중산간 지역 활용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중산간에도 사람들이 살며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방치된 땅이 많다"며 "사람들이 다시 올라가 일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마을이 살아나고 지역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울릉도의 미래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임 회장은 "오징어와 산나물은 앞으로도 지켜야 할 소중한 산업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을 키워야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고 지역에도 활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장협의회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조직이 되겠다"며 "항상 낮은 자세로 주민과 소통하고 행정과 협력하면서 울릉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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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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