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높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국회의원을 종종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씩 나아지리라 기대하지만, 오히려 역주행의 언행만 거듭하고 있어 국민 실망만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 불신만 여름 잡초처럼 쑥쑥 키워가고 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간에 있어서는 안 될 추태가 벌어졌다. 권영진 의원이 최근 국회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고 폭언을 하고, 말리는 송언석 전 원내대표의 멱살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복합적 요인과 그동안 쌓여온 불신이 근저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결국 바보 같은 언행을 하고 만 것이다. 당연히 자제했어야 할 행동이다. 깊이 반성하며 성찰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정치적 이견(異見)과 갈등이 존재할수록 치열한 토론과 합리적 조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책무를 지닌 존재다. 물리적 형태의 실력 행사나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절차와 상식, 그리고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위에서 작동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의회에서 고성과 욕설, 멱살잡이가 난무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이 느낄 허탈감과 실망, 분노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정치권이 스스로 자정 능력을 잃고 폭력성에 기대는 순간, 대의제(代議制)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나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엄정한 조사와 적절한 징계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정치적 엄벌과 엄중한 경고가 동반되어야 유사한 반복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권 의원은 곧 '사과와 반성'이란 제목의 서면 사과문을 냈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지는 않다.
국민의힘에서 일어난 이번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듯한 측면이 있어 우려스럽다. 장동혁 대표는 오래전부터 내부 의원들의 뜻을 무시한 채 자신의 길만 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고, 지도력 상실 속에 모두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하면서 갈등과 계파 대립이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며 끝없이 추락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나날이 이어질까 걱정된다.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깊이 각성해 이런 우려가 기우로 끝나길 희망한다. 국회의 품격은 의원 개인의 윤리 의식과 건강한 상식에서 비롯된다. 사욕이 끼어들고 과욕을 자제하지 못하면 추태로 이어진다. 명심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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