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팅·수강신청 저리가라”…전기차 보조금 신청 ‘클릭 전쟁’에 불만 쏟아진다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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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30 21:06  |  발행일 2026-07-30
판매사가 고객 대신 신청 전담…앞 번호 받아야 기간내 출고 가능한 구조
신청시기 되면 컴퓨터 활용능력 뛰어난 젊은 직원 위주 전담팀까지 구성
접속자 폭주로 전산 마비 사례도…대구는 그나마 예산 증액해 한숨 돌려
업계 “접수 후 추첨·구매 시점 즉시 차감 등 근본적인 제도 개편 절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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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사원 A(29)씨는 지난 6일 진행된 '대구시 친환경차 제3차 보급사업' 신청을 앞두고 며칠간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연 티켓팅이나 대학 수강신청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보조금 신청 클릭 전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A씨는 수일간 철저하게 준비한 끝에 보조금 신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는 "빠른 순번을 받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느려져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20대인 저도 어려운데, 시스템에 서투른 고령 직원들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선착순 접수로만 진행되는 전기차 보조금 신청이 자동차업계와 소비자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수요가 공급물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전산망 접속 순서가 보조금 지급을 결정짓고, 영업원의 판매 실적까지 좌우하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화하면서다. 행정구조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보조금 신청은 자동차 판매사가 고객을 대신해 전담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판매사는 보조금 접수 개시일에 맞춰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전산망에 접속해 선착순으로 등록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결국 앞자리 순번이 향후 차량 출고일 기준 대기열을 확정하는 절대적인 지표로 작용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보조금 신청 담당자는 "만약 지자체가 배정한 한정된 예산 물량보다 뒤처지는 후순위 번호를 받게 되면, 준비한 서류는 주무 부서의 검토 대상에서조차 배제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조금 확보 여부에 사활이 걸린 일선 영업현장은 접수 당일마다 이른바 '클릭 전쟁'을 치른다. 일부 판매사는 앞 번호를 선점하기 위해 접속 속도가 빠르고 컴퓨터 활용능력이 뛰어난 젊은 직원 위주로 전담팀을 꾸리기까지 한다. 개인이나 소규모 법인의 경우 보조금 신청을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정도로 경쟁이 극에 달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앞 번호를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차량 대금 전액을 오롯이 부담해야 한다. 결국 비용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신차 계약을 포기하거나 차량 출고를 이듬해 대기 물량으로 미루는 일도 다반사다. 온라인 전기차 커뮤니티 등에선 "보조금이 풀려도 선착순에 밀려 차 계약에 실패했다" "정책을 왜 이렇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선착순 방식이다 보니 접수 당일 특정 시간에 접속자가 폭발적으로 몰려 공공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례도 잇따른다. 최근 대전시는 전기차 보조금 신청 당일 서버 다운으로 업무마비 사태를 겪었다. 전산오류로 특정 자동차 제조사 차량만 대거 승인되면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기까지 해 결국 대전시는 기존 접수를 전면 무효화하고 재접수를 진행하는 촌극을 빚었다. 대구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다행히 서버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달 초 3차 보급 신청을 받으면서 시비 40억원을 추가 투입해 보조금 물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 인력 부족 문제로 최종 승인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전산망을 관리·운영하는 환경공단은 접속 과부하와 편법 접수를 막기 위해 기술적 방어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공단 친환경모빌리티처는 "기계적인 매크로 다중 접속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접수 과정 중간에 8자리 영문과 숫자를 역순으로 직접 입력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대용량 증빙서류 등록 시 일정 시간 간격을 강제로 부여하고 동일 아이디의 비정상적 반복 접속을 막는 방어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버 대란을 막는 미봉책일 뿐이어서 행정구조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환경부의 현행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출고·등록순이나 선착순 방식 외에도 일정 기간 접수 후 추첨을 진행하는 방식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공정성 시비와 민원제기를 우려해 행정 편의적인 선착순 방식을 고수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노후차 폐차지원금 지급 사례처럼 차량 구매시점에 제조사가 자동차 대금에서 보조금 혜택을 즉각 차감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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