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뒤흔든 충격적 사안이다. 개악이 될지 개혁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 법률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 여론은 사법체계의 파멸 가능성을 먼저 두려워하고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 보완수사권은 해방 이후 비대해진 경찰을 제어하기 위해 도입됐다. 78년 만에 모든 범죄의 수사에서 검사 아닌 경찰이 주체이자 사실상 종결자가 돼버렸다. 14만여명의 방대한 조직을 보유한 경찰은 누가 통제할지에 의문부호가 처졌다.
현행 헌법에는 수사의 핵심적 권한인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의 주체를 검사로 못박고 있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의 법 개정은 다분히 위헌 소지를 내포한다. 더구나 법 개정을 줄기차게 주장한 정치진영의 감정개입이 이번 사안의 동인(動因)이란 점도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법안 통과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바친 화분에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특정 정치진영에서 발로한 보복이란 점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3일 청와대 앞에서 가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강행 통과를 규탄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재명 정권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정성호 법무부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검찰 수사권 박탈이 사법정의의 길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4일 국무회의가 열리고 이 사안이 의제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정안들이 본인 재판의 공소 취소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것부터 증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심각하게 고려하길 바란다. 민심의 의구심이 지금 미묘한 지점에 와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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