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이 숨 쉬는 자연스러운 일상

  • 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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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5 14:39  |  수정 2026-08-05 14:40  |  발행일 2026-08-06
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황새미 달서아트센터 공연기획자

몇 년 전 대만으로 해외연수를 갔을 때의 일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연 공공공간과 예술이 시민들의 삶에 스며드는 방식이었다.


국립극장의 풍경이 지금도 선명하다. 공연이 없는 평범한 날임에도 넓은 광장에는 수많은 동호회와 동아리, 학생들이 모여 저마다의 악기를 켜거나 춤을 추며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특정한 누군가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대단히 신선한 자극이었다. 공공의 문화공간이란 이토록 일상 가까이에 열려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예술은 비단 객석에 앉아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터전 속에서 스스로 뛰어놀고 표현하며 체화될 때 비로소 제 빛을 발한다는 것을 그곳의 활기찬 광장이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타이베이 시청사 안을 둘러볼 때 더욱 깊게 이어졌다.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관공서 안에 어린이 전용 극장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시청 안에 공연장을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그 내막을 듣고 보니 참 인상 깊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학년별로 나눠 의무적으로 공연을 관람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고 공연예절을 익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시청이라는 공간을 딱딱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친근한 장소로 기억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그 의도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우리의 공간들도 그간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극장은 마음을 먹고 찾아가는 특별한 이벤트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공연이 있는 날이 아니면 왠지 내 발걸음이 닿지 않을 것 같은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일상적으로 다가가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 우리 주변의 공간들도 조금씩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숨 쉬듯 자연스럽게 예술을 향유하고 어우러지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다. 예술과 행정의 본질이 결국 사람을 향하는 데 있다면, 공간이 품을 수 있는 온기의 폭도 그만큼 넓어져야 할 테니까. 대만의 그 활기찬 극장 광장과 시청사 속 작은 무대처럼, 우리 주변의 공간들도 시민들의 다정한 일상과 예술 활동이 자연스럽게 숨 쉬는 곳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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