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스페이스 박성혁 부사장이 자사 솔루션 '맥스(MAC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대구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공공안전·스마트시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단순 관찰자 역할에 머물던 CCTV에 '언어' 개념을 접목해 영상 속 상황과 맥락을 이해·판단하는 영역까지 확장하면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세계 1위 석유기업도 이 기업의 솔루션을 주목할 정도다. 피아스페이스<주> 이야기다.
피아스페이스는 2021년 설립된 AI 영상분석 기술 전문기업이다. CCTV 영상 속 장면을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눈처럼 상황과 맥락까지 이해하는 AI 기술을 개발한다. 현재 공항·항만·공공시설·산업현장 등 실제 사람이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에서 기술을 검증받고 있으며, 조달청 혁신제품에도 등록돼 B2G(기업·정부 간 거래) 시장 진출을 앞뒀다.
대표 솔루션인 '맥스(MACS)'는 비전언어모델(VLM) 기반 멀티모달 AI 영상분석 시스템이다. 기존 지능형 CCTV가 사전에 정의된 객체와 특정 이벤트를 탐지하는 데 집중했다면, MACS는 영상 속 사람과 행동·공간의 관계를 분석해 다양한 이상 상황을 감지한다. 화재·연기, 안전장구 미착용, 무단침입, 군중 밀집 및 대기열 분석 등 안전 관련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피아스페이스 측 설명이다.
핵심은 '언어'다. 기존 영상분석 AI는 이미지의 픽셀과 객체를 중심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이나 주변 맥락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붉은색 픽셀을 화재로, 흩어진 흰색 형상을 연기로 인식하도록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붉은 깃발을 불로 판단하거나 흰 비닐봉지를 연기로 인식하는 등 수많은 오탐이 발생했다. 반면 비전언어모델을 접목한 MACS는 이미지와 언어를 함께 학습해 개별 객체가 아닌 장면 전체의 의미와 맥락을 분석한다. 단순히 '붉은 물체가 있다'고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실제 불인지 주변 상황과 관계를 종합해 판단하는 방식이다. 언어를 매개로 AI가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은 국내 여러 현장에서 검증을 마쳤다. 하루 2만명이 이용하는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의 쓰러짐을 탐지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한 결과, 97%의 정확도로 5초 이내 감지해내는 성능을 확인했다. 달성군 기세터널에선 터널 내 연기 발생과 역주행 차량 등 긴급 상황을 탐지했다. 서울 강남구 주민센터 등에서도 폭력이나 쓰러짐 등의 상황을 평균 94%, 최고 98% 수준 정확도로 찾아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피아스페이스의 행보를 주목한다. 피아스페이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본사에서 VLM 기반 지능형 영상분석 보안 솔루션의 기술검증(PoC)을 진행했다. 5일간 침입과 배회, 무기 소지, 화재, 연기, 쓰러짐 등 기업 측이 요구한 모든 탐지 카테고리를 검증한 결과, 전 항목에서 100%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현지 기업이 주목한 부분은 현장 대응력이었다. 사전에 제공받은 정보가 제한적이었음에도 시스템 연결 후 하루 만에 최적화를 완료했다. 현장 관계자가 즉석에서 '가방을 든 남자' '히잡을 쓴 여성' 등 새 탐지 조건을 내걸자 프롬프트(명령어)를 활용해 24시간 내 해당 기능을 구현해냈다. 1차 실증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낸 현지 기업은 올 하반기 2차 PoC를 진행할 계획이다.
피아스페이스의 올해 매출은 작년(20억원)의 세 배 수준인 60억원으로 전망된다. 내년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해외 레퍼런스를 발판 삼아 2028년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피아스페이스 박성혁 부사장은 "임원진 모두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대구는 단순히 회사를 설립한 지역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사람은 눈앞의 장면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가능성을 본다. 대구에서 시작한 피아스페이스가 기술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그 기술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