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당신의 예술은 얼마였습니까?

  •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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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4 10:22  |  발행일 2026-08-25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김대호 빅타이거그룹 대표·기타리스트

'천원 콘서트' '반값 콘서트' '무료 관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공연들이다. 문화예술은 큰 범주에서 시민의 복지 영역에 포함된다. 따라서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역 문화재단과 공연단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다만 현장에서 공연을 만들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객석을 채우기 위해 홍보하고 티켓 한 장이라도 더 팔기 위해 애쓰는데, 한편에서는 비슷한 공연이 무료로 열린다.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무료나 저렴한 티켓 가격의 공연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과연 민간 예술단체가 만드는 유료 공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


물론 비싼 가격의 공연에도 티켓이 매진되는 경우는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출연자가 등장하는 공연, 이미 수도권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공연의 지방 투어 등이 그렇다. 하지만 지역 예술가들의 공연은 이야기가 다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연이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 문화재단이 만드는 무료나 저렴한 티켓 가격의 공연에는 공공의 예산이 투입된다. 뛰어난 기획자와 지역 예술인들의 협업을 통해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새로운 무대와 기회를 얻기도 한다.


반면 민간 예술단체는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부터 홍보와 티켓 판매까지 대부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한쪽은 낮은 가격으로도 문화예술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있지만, 다른 한쪽은 관객이 지불하는 티켓 수익으로 다음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복지를 위한 문화예술을 제공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지역 예술단체의 자생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공공의 문화혜택이 확대될수록 오히려 민간 공연시장이 위축되는 역설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문화재단 역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공연을 만들었고, 몇 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어떤 문화적 혜택을 제공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체 기획과 제작이 늘어나고, 어느 순간 문화재단과 민간 예술단체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모습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좋은 공연 하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예술가들이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 역시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무료 공연과 유료 공연, 공공과 민간이 서로의 영역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지역의 문화예술을 지속시키기 위해 예술단체와 문화재단이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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