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혁 기자.
경북 포항시의 신규 폐기물처리시설인 포항에코빌리지 입지 선정을 둘러싼 파열음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북구 신광면과 남구 대송면을 후보지로 두고 촉발된 이번 갈등은 단순한 님비 현상을 넘어 지역 사회의 소통 부재와 정보 비대칭이 낳은 복합적인 후유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광면에서는 주민들이 요구한 간담회가 일방적인 사업설명회로 변질되며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오천읍 주민들은 대송면 입지 시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입지 후보지와 직선거리로 7㎞ 이상 떨어진 흥해읍 초곡리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마저 집값 하락과 아이들 건강을 명분으로 반대 서명에 가세하면서 사태는 더욱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내 집 주변에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사람은 없다. 나조차 집 근처에 해당 시설이 건립된다고 하면 당장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다. 생존권과 환경권을 지키기 위한 반대는 민주 시민의 당연한 자유다. 하지만 그 반대의 목소리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애매모호한 추측이 아닌 명확한 사실과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흥해읍 사례처럼 7㎞나 이격된 지역에서 과학적 대기 확산 데이터에 대한 고찰 없이 덮어놓고 아이들의 건강과 부동산 가치 하락을 주장하며 반대 서명을 독려하는 것은 이성적인 문제 제기라기보다 억지스러운 떼쓰기에 가깝다. 남구 특정 지역은 거세게 반대해서 못 들어오고 가만히 있으니 이쪽으로 온다는 식의 선동 역시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맹목적인 공포감만 조장할 뿐이다.
폐기물처리시설은 도시의 존립과 기능을 위해 불가결한 심장과도 같은 필수 시설이다. 시설 입지 선정과 행정 절차는 환경적 측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엄격한 법적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포항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화된 에코빌리지는 5단계에 걸친 최첨단 배기가스 정화 공정을 거쳐 다이옥신 배출을 법적 기준치의 10% 이내로 억제한다고 한다.
결국 막연한 불안감이 만들어낸 유령과 싸울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를 올려놓고 치열하게 검증해야 한다. 포항시는 그동안 지적받은 일방통행식 행정을 반성하고 찬반 주민이 동등하게 묻고 답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 아울러 반대 측 역시 감정적인 선동이나 사실무근의 낭설을 거두고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증돼 환경적 피해가 없다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된다면 무조건적인 반대의 명분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사실에 기반한 성숙한 논의를 통해 포항시 전체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해답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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