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장기 표류 중인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사업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에는 기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사실상 국가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현행 틀을 유지하되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나란히 제출돼 있는 상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행 방식만으로 사업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K-2 군공항 이전 주무부처인 국방부의 입장에는 아직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결국 국가가 TK공항 건설에 어느 정도 재정적인 책임을 질지가 법안 처리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박형수(의성-청송-영덕-울진)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두 의원 모두 현행 기부 대 양여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지만 해법은 다르다.
주 의원이 지난 5월 발의한 법안은 K-2 군공항 이전사업 시행자를 국방부 장관으로 변경해 사실상 국가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대구시가 10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우선 조달해야 하는 현 구조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 의원은 3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래 군공항 이전은 국가가 해야 할 사업인데 지자체가 맡을 이유가 없다"며 "지금까지 해본 결과 현 방식으로는 정상적인 추진이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제는 나라에서 책임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의 형평성도 강조했다. 그는 "광주도 국가가 나서고 있는데 그곳만 하고 다른 곳은 안 해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다만 사업 시행 주체가 국가로 바뀌더라도 기존 추진 성과를 승계해 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법안은 기부 대 양여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사업비가 종전부지 개발가액을 초과하면 국가가 차액을 의무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가 먼저 투입한 비용도 보전하도록 했다.
박 의원은 "대구에서 내놓은 법도 결국 국가 재정으로 하자는 것이고 제가 발의한 법도 기부 대 양여의 차액을 국가가 보전하자는 것"이라며 "결국 재정을 투입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법안 처리의 첫 관문은 소관 상임위원회와 정부 부처 간 협의가 될 전망이다. 국가사업 전환은 물론 현행 방식에서 국가 부담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기획예산처와 국방부 등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TK 정치권이 이들 해법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사업 시행 주체와 재정 투입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은 같다. 장기간 표류한 TK공항의 추진 구조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바꿀 수 있을지는 지역 정치권이 정부, 특히 국방부의 입장 변화를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국방부의 입장은 핵심 변수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종득(영주-영양-봉화)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방식이 기부 대 양여이고 국방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정부의 기존 입장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빨리 돼야 하지만 어떤 방법이 가장 빠른 것인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의원은 "걸림돌은 기부 대 양여라는 틀에서 대구시가 사업자 선정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국방부는 국가 주도 방식에 부정적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안이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큰 쟁점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 의원은 "정부 부처 간 문제가 해결돼 법사위로 넘어온다면 제동이 걸릴 부분은 없다"며 "재정 문제만 해결된다면 신속하게 처리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의 실질적인 승부처는 법사위보다 소관 상임위와 국방부·기획예산처 등 정부 부처 간 협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사업 전환과 기부 대 양여 보완 가운데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추가적인 국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정혁
서울 정치부에서 국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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