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산물도매시장(북구 매천동)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분주해졌다. 취재진이 지난 2일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농협 북대구공판장을 찾아 경매 전 하역·분류부터 낙찰 뒤 점포로 물품을 옮기는 일을 체험해봤다.
2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농협 북대구공판장에서 최시웅 기자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표고버섯을 옮기고 있다. 이윤호 기자
◆같은 오이도 제자리는 따로
이날 첫 일감은 경매를 앞둔 오이 상자 정리였다. 잔뜩 쌓인 상자를 생산자와 등급별로 분류하는 일이다. '특'과 '상'을 구분하고, 같은 등급도 길이에 따라 나눴다. 생산자가 다르게 섞어선 안 된다. 송장 숫자와 실제 상자 수도 맞아야 한다. 10㎏짜리 상자를 들고 내려놓기를 반복하자, 곁에서 조심해서 놓으라는 당부가 뒤따랐다.
좁은 공간을 아끼려고 높이 쌓는 것도 능사는 아니었다. 상자가 넘어지거나 아래쪽이 눌릴 수 있어 적재 높이를 조절해야 했다. 익숙하게 물건을 나누는 작업자들과 달리 취재진은 이름과 숫자부터 거듭 확인했다. 팔힘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었다.
경매가 시작되자 중도매인들은 물건을 살피며 거래에 나섰다.같은 생산자의 농산물도 등급마다 따로 경매했다. 번거롭게 상자를 나눴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잠시 휴식한 뒤 경매를 마친 표고버섯 운반일을 도왔다. 바닥에 놓인 바구니에는 낙찰받은 중도매인을 구분하는 번호표가 부착됐다. 옮길 바구니를 들어 수레에 싣고 점포로 이동했다. 보관 공간에는 다른 버섯 상자와 포장재가 가득 차 있었다. 바구니를 정해진 곳에 쌓고 나서야 일이 끝났다.
이런 손길이 더 필요한 때가 명절이다. 7일부터 추석 물량이 늘고 14일부터 가장 바빠진단다. 선물용·제수용 농산물이 소매점과 택배를 통해 퍼져나가야 하니 도매시장 대목은 명절보다 일찍 찾아온다. 다만,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줄면서 예전만큼 소비가 활발하지 않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2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농협 북대구공판장에서 최시웅 기자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표고버섯을 옮기고 있다. 이윤호 기자
◆"대목엔 손 더 필요한데…." 나르는 사람들의 고민
추석 물량을 감당하려면 일손도 많아야 한다. 현장에선 사람 구하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간 하역을 해온 작업자들은 나이가 들고, 새 일손은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명절에 출하 차량이 줄을 서면 하역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만난 농협경제지주 북대구공판장 허태오 장장은 "요즘 사람 구하기가 넘 힘들다"고 했다. 대구도매시장에서 '스마트화' '기계화'를 계획 중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산지에서 생산자·등급별로 뒤섞여 들어온 물건을 사람이 재분류하는 작업에 적잖은 인력이 필요해서다.
산지에서 미리 공동 선별해 같은 규격 물건을 팔레트에 모아 보내면, 시장에선 지게차로 한꺼번에 내리고 옮길 수 있다. 대구농수산물유통공사는 무인 지게차로 운반을 돕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힘들게 옮긴 물건이 잘 팔리는지도 걱정이다. 장사가 잘될 때는 거래처 차량에 바로 실어 보냈지만, 요즘은 소비가 부진해 보관하는 물건이 쌓인다고 한다. 유통공사가 소분·포장 시설을 확충해 온라인 유통업체로 판로를 넓히려는 것도 물건을 더 원활하게 팔기 위해서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김상덕 사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품질과 규격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 상품화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온라인 유통업체와 대형마트도 도매시장 고객으로 끌어와 다시 도매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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