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반복된 인사 참사에도 ‘살신성인’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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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0 16:38  |  발행일 2026-09-2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결국 자진사퇴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낙마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인사 파동으로 사퇴서를 던지고 떠난 자리에는 공직자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 대신 개운치 않은 뒷맛만 가득하다. 김 후보자는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퇴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만 송구하다고 했을 뿐이다. 김 후보자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약 청탁 의혹에 대해선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수사 기밀 불법 유출과 짜깁기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며 날을 세웠다. 의혹의 진위를 가리기에 앞서 비판 세력만을 공격하는 행태는 공직 후보자로서의 최소한의 성찰조차 찾아볼 수 없는 적반하장의 태도다.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지적하는 격이다. 국민이 청문회와 언론을 통해 물었던 본질은 신약 청탁 및 주가조작 연루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과 법적 결함 유무였다. 하지만 후보자는 의혹의 실체에 대해 해명하기보다 폭로자의 자료 입수 과정과 수사 기밀 유출만을 걸고넘어지며 논점을 왜곡했다. 자진사퇴를 수단 삼아 프레임 전환을 시도한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사퇴를 두고 '살신성인의 자세'라며 칭송하고 있다. 국정 책무를 망각한 집권여당의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잇따른 인사 실패로 국정 동력을 스스로 깎아먹고 있으면서도 반성과 쇄신은커녕 자화자찬으로 사태를 덮으려는 태도는 국민적 분노만 자극할 뿐이다. 더욱이 김 후보자를 둘러싼 성비위 및 갑질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성비위 의혹 확산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 사퇴'라는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현 정권 인사 검증 시스템의 총체적 무능을 드러낸 사건이다. '용혜인 사태'와 마찬가지로 상식적인 사전 검증 절차가 작동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일단 지명하고 본 뒤 여론이 악화되면 사퇴로 넘어가는 무책임한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자진사퇴가 결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사퇴 이후에도 제기된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해선 명명백백 사실 규명이 따라야 한다. 정치적 조명이 꺼졌다고 해서 경찰 수사가 흐지부지 끝나서는 안 된다. 청와대 역시 반복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검증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도망치듯 끝내는 사퇴'만 반복한다면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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