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사 승가대 비구니스님 21명이 학사모 쓴 까닭은?

  • 백종현,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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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2-09  |  수정 2012-02-09 08:34  |  발행일 2012-02-09 제2면
출가사연 제각기 달라도불교 아동복지사‘같은 길’
구미 1대학서 졸업장
각종 국가자격증 취득
20120209
8일 열린 구미1대학 졸업식에서 전문학사 학위를 받은 21명의 청암사 비구니 스님들이 학사모를 던져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구도의 길을 걷는 승가대학원 비구니들이 단체로 학사모를 써 화제다.

청암사(김천시 증산면) 승가대학 대학원과정인 율원(학장 지형스님)에 재학중인 비구니 학인(도(道)를 배우는 사람) 스님 21명이 8일 열린 구미1대학의 ‘제19회 전문학사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학인 스님들은 국가자격증을 가진 불교 복지지도자로 활동하기 위해 2010년 3월 구미1대학 특수보육계열 아동복지전공에 입학했다. 승가대학 스님들이 일반 대학에서 단체 수업을 통해 졸업장은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다.

2년간 사회복지 전문 교육과정, 어린이집 실습, 사회복지사 현장실습 등 80학점 이상을 이수한 스님들은 졸업과 동시에 아동복지 전문학사 학위와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실기교사 국가자격증도 취득했다.

20~5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층의 비구니들은 국내 유명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직장인, 종교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지식인, 불교 법문 습득을 위해 출가한 대학생, 학문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을 직접 얻기 위한 학구파 등으로 출가 사연은 제각기 달랐지만 아동·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은 모두 같았다.

사미니(불가에 입문해서 수행 중인 예비 스님)에게는 선망의 교육 도량으로 손꼽히는 청암사는 일반 대학교나 다름없이 4년제로 206명의 학인 스님이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초고속광랜을 기반으로 ‘스마트캠퍼스’를 구축한 뒤 태블릿 PC를 활용한 전자수업(e-learning)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청암사 참살이’ 앱으로 전통 사찰음식의 조리법, 명상법, 태극권, 발우공양, 사찰예절법 등의 콘텐츠를 꾸며 승가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옥진 아동복지전공 학과장은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한 스님들에게 오히려 많이 배웠다”면서 “비구니 졸업생들이 훌륭한 불교 복지사로 활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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