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물음표를 던지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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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22   |  발행일 2014-03-22 제16면   |  수정 2014-03-22
기아·빈곤·전쟁… 모든 갈등은 왜 시작됐나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풍요와 빈곤 나누는 자본주의 최고의 경제체제라 할 수 있나
이면의 검은 그림자 파헤치며 현대 소비문화의 문제점 짚어
자본주의에 물음표를 던지다
전세계의 다양한 지폐들. 지폐 발행은 자본주의에서 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키는 거대한 진전이었다. <돌베개 제공>

자본주의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하고, 주도적인 경제체제임을 부정할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인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자본주의는 불과 수세기 만에 수많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보건과 의약 부문에서 전례 없는 발전을 이룩했다.

또 놀랄 정도로 복잡한 기술을 개발하고,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통신의 발달도 가져왔다. 과거 어떤 문화도 추구하지 못한, 공통된 목적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묶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본주의에 대해 인류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정신을 채워주는 최고의 경제체제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에 물음표를 던지다
리처드 로빈스 지음/ 김병순 옮김/ 돌베개/ 812쪽/ 4만원

지금 이 시간에도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는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들이 기아와 빈곤으로 생명을 위협당한 채 굶주리고 있다. 또 환경파괴와 종족갈등, 인종차별과 질병의 확산, 그리고 테러리즘과 종교분쟁 등 숱한 문제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여전히 확산되고 있다. 대체 이 문제들은 어디서 비롯됐으며, 우리는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보다 정확하게, 이와 같은 문제들과 자본주의는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뉴욕 주립대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자본주의 체제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자본주의 소비문화 현상과 확산을 이매뉴얼 윌러스틴의 ‘세계체계론’을 빌려 체계적으로 분석을 시도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당대의 어떤 문화나 사회도 세계체계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모든 사건과 현상은 자본주의 체제의 중심부나 주변부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세계체계’라는 거대 서사로 해부한 자본주의 문화의 심연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체계 분석이라는 거대한 서사적 관점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삶과 문화를 결합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이 시대를 읽어나가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 문화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디즈니월드는 진정 어린이에게 꿈을 선물하는 곳인가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가 △전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최대의 휴일이자 막대한 소비가 뒤따르는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자본주의의 한 맥락으로 자리잡게 되었는가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자본가는 어떻게 탄생했고, 또 이들은 자본주의 발전을 어떻게 견인했는가 등 때로는 다소 건드리기 불편하고 어색한 주제를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과 그 이면에 숨은 검은 그림자를 집요하게 해석했다.

저자는 1998년에 이 책의 초판을 출간한 이후 2013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계속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최근의 다양한 통계자료와 사례를 보강한 이번 증보판에는 2007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자료 및 시민 행동가 육성 등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추천사를 쓴 조문영 연세대 교수는 “단순명료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자본주의 문화가 낳은 문제를 풍부한 인류학적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종국에 인간이 숨 쉬는 거대한 세계체계의 심연을 들춰내는 저자의 작업이 실로 경이롭다”고 평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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