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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프랜차이즈에 맞서 ‘동네빵집의 역습’을 시작한 ‘더 프렌치’는 착한가격과 착한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님들이 빵을 고르고 있는 모습. (원내 최종태 대표) <더 프렌치 제공> |
2011년부터 시행된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는 지역의 중소 제과점에 천금 같은 기회가 됐다. 프랜차이즈형의 경우 신규 출점이 전년도 전체 점포 수의 2% 수준으로 제한되고, 동네 빵집이 있는 곳으로부터 도보 기준 500m 이내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출점이 금지된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매장은 3천227개에서 3천256개로 29개 늘어 0.8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뚜레쥬르는 추가 출점을 하나도 못해 1천280개 점포를 유지했다. 반면 대한제과협회가 집계한 동네빵집은 2012년 4천378개에서 지난 해 11월 기준 4천762개로 384개 늘었다. 최근 10년 사이 중소 제과점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동시에 신생 중소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다수가 두 배 이상 가맹점 수를 늘리며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동네빵집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매장마다 전문 제빵기사 상주
100% 당일 구워낸 빵 팔아
반년 만에 가맹점 13개 개설
교육·매장 관리와 운영
본사와 유기적 협력 시스템
부설 제빵연구소 운영
‘맛 차별화’신메뉴 개발 노력
대구·경북지역에도 이 같은 역습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제과 베이커리 ‘더 프렌치’(THE FRENCH·대표 최종태)가 있다.
지난해 9월 법인 설립 이후 6개월 만에 13개 가맹점을 개설한 더 프렌치는 다음 달 대구 대곡·상인, 경산 하양에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본점을 통해 입소문을 탄 뒤 프랜차이즈로 전환한 것이 아닌 곧바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확장세다.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착한가격과 빵 그 자체에 있다. 더 프렌치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전문 제빵기사가 매장에 상주해 매일 신선한 빵을 만든다.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을 본사에서 완제품으로 받아 팔고, 30% 정도마저도 얼린 상태로 배달된 반죽을 해동해 빵을 굽기 때문에 식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일부 쿠키류를 제외한 모든 빵을 그날 만들어 판다. 맛의 풍미나 신선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각 매장마다 최소 두 명의 제빵기사가 반죽부터 빵을 굽는 것까지 모두 담당한다. 재고품은 푸드뱅크(식품제조업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탁받아 이를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식품지원 복지 서비스 단체)에 기부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절반가량 싸다. 빵집 특성상 고객이 주로 지역민이고, 단골층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빵은 큰 장점이다. 팥도너츠의 경우 다른 곳에선 1천원이지만 이곳은 500원이면 살 수 있다. 여기에 1천여 가지나 되는 본사 레시피를 통해 70~80여가지의 다양한 빵을 다양히 맛볼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유는 최 대표의 경력에 있다. 최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전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였다. 하지만 운영을 하면서 빵 가격에 거품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본사의 지나친 요구와 가맹점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신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최 대표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반짝 돈을 벌고 간판만 바꿔 새로 사업을 하거나 매장을 접는 경우가 많다. 그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이 없고 그렇다보니 지점마다 맛의 차이도 생기게 된다. 그러면 장기적 영업이 힘들다. 직접 가맹점을 운영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프렌치는 지점마다 동일한 맛을 내기 위해 오픈 전 2주간 본사에서 레시피와 교육마인드 등의 교육을 실시한다. 가맹점을 낸 후에도 제빵기사들은 한 달에 한 번 교육을 거치고, 매장 운영방안 등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는다.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가맹점에서 직접 일하는 이들의 의견이 중요하단 판단에서다. 가맹점 역시 수시로 방문해 포스와 위생을 점검하면서 매장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듯 매출도 안정적이다. 지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월 평균 2천800만~3천만원 정도다. 매출액의 20~25% 정도 수익이 난다고 봤을 때 월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43㎡(13평)의 작은 규모에 저렴한 가격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입이다. 초기 가맹비와 가맹보증금, 로열티 역시 낮다. 특히 로열티는 다수의 프랜차이즈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받는 것과 달리 소정의 낮은 금액을 받고 있어 가맹점주들에겐 장점이다.
최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본사와 가맹점 간의 유기적 협조와 노력이 필요하고 노동강도도 높다. 이 때문에 여윳돈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편하게 수익을 얻으려고 한다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맹점과의 계약도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상당히 괜찮은 편이고 박리다매의 단골장사로 승부를 보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설 제빵연구소에서 수시로 신제품을 연구하고 제빵기사들은 시간대별로 신선한 빵을 매일 구워낸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올해는 대구경북을 벗어난 지역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유통활로도 다변화 할 계획”이라며 “대형 프랜차이즈로 인해 동네빵집에서만 느낄 수 있던 정과 그윽한 빵냄새를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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