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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철 대우침장 대표가 생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우침장이 사업장(사진 아래쪽)을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으로 옮긴 건 2010년 5월이다. 달서구 성서산단 지하 66㎡(20평) 규모로 침장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연면적 1천350여㎡(410평) 규모로 성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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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30년간 고속 질주해 온 한국 경제는 절벽으로 떨어졌다. 연 7~8%에 달하던 성장률은 1998년 마이너스 5.5%로 추락했다. 1997년 한 해 30대 그룹 8개를 포함해 1만7천여개 기업이 무너졌다. 거리는 실직자들로 넘쳤다. 1998년 2월 실업률은 8.8%, 청년실업률은 14.5%까지 치솟았다. 명예퇴직으로 쫓겨난 실직자의 가정은 풍비박산 났다. 이 어렵고 힘든 시절, 고난과 역경을 딛고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있다. 친환경소재 침구전문 생산기업 대우침장이다.
20평 지하 재봉기 한대로 시작
2006년 자체 침장류 제작 도전
수익률 낮아 온라인으로 눈돌려
색상도 다양화…연매출 20억 돌파
◆위기 딛고 성장하기까지
대우침장은 IMF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던 2000년 6월1일 설립됐다. 외환위기의 파고가 정점에 달했던 1998년 윤종철 대표는 부인 권경숙씨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을 털어 덤프트럭 관련 사업을 하다가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부도가 났다. 부부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침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성서산단의 지하 66㎡(20평) 남짓한 공간에서 재봉기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둘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마음으로 침장일을 했다. 지인에게 한 달간 미싱기술을 배워 4시간 잠자는 시간을 빼곤 일을 했다. 그렇게 해도 한 달 수익은 100만~200만원에 그쳤다. 부부가 하던 일이 미싱작업 가운데 기본인 원단 연결 작업이기 때문에 이익은 가장 적고 시간은 가장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욕을 많이 먹었다. 미싱이 익숙하지 않아 서툰 티가 많이 났다. 머리를 숙여가며 일감을 받아왔다. 1차 작업인데 늑장을 부리면 완성품이 늦게 나오니까 밤을 새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감을 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대우침장이 초보 딱지를 뗀 건 2년 뒤다. 사업장을 지하에서 1층으로 옮겼고 평수는 3배 넓어졌다. 그때 윤 대표는 6천800만원어치의 설비를 구입해 누빔기계 1대를 들였다. 1천만원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외상이었다. 기계 1대당 하루 벌 수 있는 금액은 15만~18만원 선. 일감이 몰리자 누빔기계를 3대까지 늘렸다. 빚도 점차 갚고 성장세에 맞춰 직원도 고용했다. 사업장은 규모를 늘려가며 3번 옮겼다. 2006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침장류를 만드는 데 도전했다. 밤새도록 일해도 매출이 정해져 있으니 제품을 직접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자체적인 생산설비를 구축해 모든 제품을 생산과정부터 가공·검수·판매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꾸린 게 이때부터다.
하지만 결과는 윤 대표의 예상과 달랐다. 제품을 만들어 서문시장 등에 납품하니 원가에 비해 수익은 턱없이 낮았다. 적자가 나는 일을 이어갈 수 없었다.
◆웰빙 침구 제작으로 입소문
윤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2006년 인터넷 쇼핑몰이 한창 유행할 때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입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연매출이 2006년 6천만원에서 이듬해 3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대우침장이 내놓은 침구는 우수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으로 침구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온라인 시장은 이점이 컸다. 수금할 필요도, 유통 마진도 없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오픈마켓 입점 후 첫달 매출이 5만8천원이었다. 그런데 매출이 금세 상승하더니 오프라인 판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 소비자들의 니즈도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침구의 색상을 4가지에서 18가지로 늘린 것도 소비자들의 요청 덕분”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사업이 확장되면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고품질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벤처기업 인증, ISO9001 취득,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직접생산 증명, 브랜드등록(Inyx, seragio), 디자인 등록 등에 집중했다. 2010년에는 대구의류시험연구원에서 원단 인체 무해시험을 거쳤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윤 대표는 “팔기 좋은 물건은 원자재도 싸고 제작과정도 빠르지만 생명이 짧다. 좋은 자재를 쓰고 완성도를 높이면 소비자가 다시 찾는다. 정도(正道)를 지키면서 천천히 성장하는 게 대우침장의 철학”이라면서 “침장류는 박음질이 중요하다. 땀수가 촘촘하면 제품 생산량은 많지 않아도 제품 자체가 튼튼하다. 대우침장의 박음질은 수제보다 더 촘촘하다”고 말했다.
이 철학은 대우침장의 대표 제품에 그대로 담겨 있다. 아이닉스 시리즈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소재인 40수 트윌 면 100% 원단으로 촘촘하고 단단한 누빔으로 제품이 매우 견고하다. 장기간 사용해도 처음 느낌이 오랜 기간 유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60수 면섬유에 워싱 처리를 하여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피부자극이 없는 건강 침구로 인정받는 피그먼트 침구도 친환경 침구로 인기가 높다.
대우침장 제품의 우수성은 매출로 증명된다. 연매출이 2010년 14억원에서 2012년 24억원으로 상승하더니 2015년부터는 꾸준히 2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윤 대표는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직원 복지처우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대부분 여성인 탓에 명절에는 하루 더 쉬고 잔업이나 야간업무를 없앴다. 2013년에는 남해에 직원들을 위한 휴양소를 지었다.
그는 “직원들이 주말에 어디 놀러 다녀오면 숙박비가 부담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대출 받아 152㎡(46평) 규모의 별장을 지었다. 비록 직원은 20명도 안 되지만 대우침장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었다. 함께 일해온 시간이 10년 넘으니까 직원이 아니라 동반자로 느껴져서 직원들의 불편에 대해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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