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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스러움과 세련됨을 동시에 노출시키고 있는 ‘별을헤다’. 열린 듯 닫힌 동선을 설계해 복고와 첨단적 기운을 동시에 만끽하게 만든다. |
대구 남구 대명9동 앞산카페거리에 들어선 ‘별을헤다(Number the stars)’. 지하 1층, 1층, 2층 모두 660㎡(200평)다. 그리고 조만간 루프톱까지 공연장, 가든파티장 등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한 건물 안에서 2천640㎡(800평)의 활용공간. 전국을 통틀어서도 이런 규모는 흔치 않을 것 같다. 그동안 대구은행 부속건물인 ‘대은의집’이었지만 오래 비어있었다. 20여년간 토목건설업 외길을 걸어온 김성대 대표가 2년간 야심차게 준비해서 오픈했다. 그는 서울 성수동의 신개념 대형 카페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구스타일로 론칭했다.
그는 이 공간의 특징을 ‘완성과 미완성의 조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여기를 복합문화공간형 카페로 발전시킬 심산이다. 현대의 각종 트라우마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내밀고 싶은 모양이다. 수시로 플리마켓을 통해 SNS족을 유입시킬 작정이다. 24일에는 지역 청년 패션인들과 손을 잡고 패션쇼도 연다. 문화 속에 커피와 빵을 녹여낼 작정이다.
이 카페의 정체를 알기 위해선 해마다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는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Newbery awards)’부터 알아야 된다. 그 수상작인 한 소설의 제목을 상호로 정했다. 이 건물 그대로 로고도 만들었다. 간판에 김 대표가 좋아하는 영문 구절이 적혀 있다. 한밤에 주차장에 서서 고개를 들어보라. 그럼 상호의 의미를 가늠할 수 있다. 샛별 같이 다가서는 앞산 전망대의 LED 불빛 때문이다.
1층은 아이들과 즐길 수 있지만 나머지 지하와 2층은 노키즈존. 리모델링할 때 가능한 원형을 살리려고 했다. 화장실 벽체는 공사 중인 것 같다. 예전 타일만 제거하고 마감은 생략했다. 헤이마처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넓은 소파존을 마련했다. 침실처럼 누워서 얘기할 수 있다. 홀 한 쪽엔 49.5㎡(15평) 인공정원을 마련했다.
공간은 하나인 것 같은데 살펴보면 존별로 나눠져 있다. 어둑한 공간과 밝은 공간을 적절하게 묶었다. 2층은 무슨 공장 창고 같다. 그런데 유독 밝은 톤의 밀실이 동공을 확장시킨다. 일본 다다미방처럼 놓여 있다.
빵은 정말 푸짐하다. 매일 6명의 제빵사가 20종 이상의 빵을 2번 구워낸다. 점심 전후엔 명란젓아보카도바게트·명란젓깻잎바게트 등 브런치 개념의 메뉴, 오후엔 달달한 빵이 놓인다. 하루 넘긴 빵은 나눔카페의 이미지를 위해 모두 기부한다. 밤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밤 11시까지 영업.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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