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이] 데이트·가정·性폭력 피해 여성 정신장애 발병위험 14.3배 높아

  • 입력 2019-09-17 07:52  |  수정 2019-09-17 07:52  |  발행일 2019-09-17 제18면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을 당한 여성은 그 후유증이 평생을 족쇄처럼 따라다니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정신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홍진표 교수, 안지현 임상강사)은 국내 18세 이상 여성 3천16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각종 폭력 피해와 정신장애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2015년 인구총조사를 기반으로 나이,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18세 이상 여성들을 전국 23개 지역에서 선별하고 개별 인터뷰를 했다. 이 결과 한 번이라도 배우자,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고백한 사람은 모두 47명이었다.

문제는 이런 폭력에 따른 정신적인 장애가 평생에 걸쳐 나타날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여러 정신장애 중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3.6배 높았고,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이 위험이 14.3배까지 치솟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물리적 폭력은 광장공포증·강박장애(각 8배), 니코틴 의존증(6.5배), 외상후스트레스장애(6.0배), 알코올 남용(4.9배) 순으로 발병 위험이 컸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이런 위험 정도가 더욱 더 심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병 위험은 32.4배에 달했고, 강박 장애(27.8배), 니코틴 의존증(22.4배), 광장공포증(19.6배), 불안장애(13.3배) 등도 성폭력 피해를 겪지 않은 여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홍진표 교수는 “폭력에 따른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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