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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외교부 정문 앞에서 농민단체 회원들이 WTO 개도국 포기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25일 공식 선언하면서 농민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995년 WTO 가입 이후 농업·기후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농사 보조금, 특정 농산물 수입품에 대한 고관세 등의 혜택을 받아온 농가로서는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WTO 협정내 개도국 우대규정 조항은 150여개다. 특히 농업분야에선 선진국과 개도국의 의무이행 차이가 크다. 선진국은 개도국과 비교했을 때 관세율과 농업보조금을 대폭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매년 40만9천t의 쌀을 의무수입하는 대신 높은 관세율(513%)를 적용해 왔다. 수입쌀 100원이 국내에서는 613원에 판매된 것. 쌀 수출국 입장에서는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쌀 외에 주요 품목의 관세율은 인삼(홍삼)이 754%로 가장 높고, 참깨(630.0%), 대추(611.5%), 고구마(389.3%), 마늘(360.0%), 양파(135.0%) 등이다.
◆당분간은 큰 피해 없어
WTO 개도국 지위 포기로 인한 국내 주요 수입 농·축산물의 즉각적인 관세율 인하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외경제연구원이 WTO의 2008년도 문서를 기초로 만든 연구결과에 따르면 관세 인하율은 선진국의 경우 5년에 걸쳐 50~70%, 개도국은 10년간 33~47% 감축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브라질, 대만,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만큼 이들 국가도 추가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율을 조정해야 한다. 사실상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율이 언제 타결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우리나라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1995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농산물 관세율은 물론 정부가 농민들에게 지원하는 농업보조금 한도(1조4천900억원)도 당분간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정부가 농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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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농민단체의 반발
그러나 농민단체들의 반발은 거세다. 수차례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파동을 비롯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으로 인한 농·축산물 가격 폭락 등이 겹치면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또 그동안 이뤄진 국가간 FTA 협상 과정에서도 농·축산업 분야의 피해가 적지 않았다.
박창욱 <사>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장은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가 이뤄질 것이 자명하다. 농가 지원금 감소와 함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결국 농민들만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업도 농·축산물 수입확대와 관세율 인하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 지회장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보조사업이나 축산농가 지원에 대한 부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소 1마리를 출하하면 순수익이 150만원에 불과하다. 개인노동력까지 감안했을 때 관세 인하에 따라 축산농가와 농민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철 대한한돈협회 경북도협의회장도 “관세가 인하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보조금 축소로 인해 정부지원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최근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일부 농가에서는 빚을 내서 무리하게 시설투자를 한다. 가격 경쟁력 하락, 시설 투자 증가 등으로 인해 농축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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