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心이냐 黃견제냐…뚜렷한 강자없어 혼전 양상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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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9   |  발행일 2019-12-09 제4면   |  수정 2019-12-09
오늘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8일, 판세는 ‘안갯속’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심재철(5선)·유기준(4선)·강석호(3선)·김선동의원(재선) 등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와 함께 각각 후보등록을 마쳤지만 후보들에 대한 일장일단이 거론되면서 뚜렷한 강자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일차적으로 황교안 대표의 의중을 뜻하는 ‘황심(黃心)’의 소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역대 경선 때처럼 구체적인 ‘오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친박(親박근혜)계로 황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윤상현 의원(3선)이 전날 “위기에 빠진 당을 살려보겠다는 초·재선 의원들의 혁신 의지와 요청을 듣고 그 물꼬를 위해 양보하기로 했다”면서 김선동 의원(정책위의장 후보 초선 김종석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과 함께 자신의 출마 의사를 접자 ‘황심이 김 의원 쪽에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의원들 사이에 나돌았다. 한국당 의원 108명 중에 초재선이 73명에 이르러, 세대교체론에 불을 당기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류에 맞서는 주장은 ‘황 대표 견제론’이다.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허 과정에서 황 대표의 독단적 ‘황제 리더십’이 논란이 됐던 점을 겨냥해 황 대표의 독주를 견제하고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중진 그룹에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원칙에 강하면서 최다선 후보인 심재철 의원에게 관심이 돌아간다.

심 의원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원내경험과 인지도 덕분에 대여 관계뿐 아니라 내년 수도권 선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수도권 후보들에게 일차적인 관심이 쏠리자 영남권 의원들은 은근히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탄생하면 내년 총선 전략이 수도권 위주로 흐르면서 영남권 의원들은 대폭 물갈이 공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더욱이 초선인 박완수 사무총장에 이어 재선급에서 원내대표가 나오면 3선 이상 영남권 중진들은 물갈이 공천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TK(대구경북) 유일 후보인 비박(非박근혜)계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의 강점이 주목받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운 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영남권 물갈이론을 저지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의원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

부산 4선인 유기준 의원은 같은 친박계이지만 김선동 의원보다 중량감에서 앞선다는 평가이다. 황 대표와 충분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성향인 데다 3선 여당 원내대표를 상대하면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완수 사무총장과 같은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이란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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