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만나 따뜻한 밥 해줄게” 운구차 장례식장 떠나자 오열

  • 강승규,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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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1 07:19  |  수정 2019-12-11 09:06  |  발행일 2019-12-11 제11면
■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사고 대원 5명 합동 영결식
관 실리자 유족들 대성통곡
구지면 119본부 들러 ‘노제’
동료들 고별사에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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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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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이 끝나고 순직자들의 운구 행렬이 식장을 나서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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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이 헌화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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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자들의 운구 행렬이 식장을 나서자 동료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지난 10월31일 독도 해역 소방헬기(HL-9619호)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열린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은 온통 눈물바다가 됐다. 이른 아침부터 진행된 발인제와 노제 때도 유가족과 소방대원 동료들은 눈물을 삼키며 묵묵히 장례의식을 치러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인 넋 기린 ‘발인제’

동이 채 트기 전인 이날 오전 4시50분. 독도 해역 소방헬기 사고로 숨진 5명의 소방대원 빈소가 차려진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백합원)에 꺼졌던 불이 켜졌다. 발인 시간이 다가오자 유족들은 빈소에 둘러 앉아 저마다 고인에 대한 기억을 꺼내 놓으며 명복을 빌었다. 발인제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던 유족들은 검은색 상복을 정갈하게 다듬고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준비를 마쳤다.

오전 6시 장례 지도사의 안내로 진행된 발인제는 개회식과 상제의 분향 배례, 고인 약력보고, 조사·조가, 조객 분향, 호상 인사, 폐식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약 10분간의 발인제를 마친 유족들은 고인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앞세운 채 운구차까지 긴 행렬을 이어갔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김종필 기장과 배혁 대원은 고인의 유품을 태극기에 감싼 뒤 사각상자에 넣어 이동했다. 영정 사진 뒤로는 어린 아이가 포함된 30여명에 가까운 대가족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검은 운구차에 고인의 관이 실리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커졌다. 박단비 대원의 부모는 관을 붙잡고 대성통곡했다. 고인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장례식장 밖으로 나가자, 유족들은 숨죽였던 울음을 순식간에 터뜨렸다. 고인의 가족은 “우리 아들 사랑해. 너무 보고 싶다”며 “꿈속에서 만나 따뜻한 밥 해줄게. 미안해”라고 했다.

◆생전 모습 돌아본 ‘노제’

오전 7시40분. 1시간여 만에 도착한 곳은 소방대원 5명이 생전에 근무하던 대구 달성군 구지면 수리리 중앙119구조본부. 평소 국민 안전을 위한 신념으로 생활하고 훈련해온 이곳에서 노제(상여가 장지로 가는 도중 거리에서 지내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이륙한 비행장에서부터 이들이 근무했던 수난구조훈련장, 종합훈련센터, 본부 청사 등을 차례로 돌았다. 소방대원의 이름이 적힌 책상에서 각종 서류와 필기구를 본 유족들은 자리를 좀처럼 옮기지 못한 채 하염없이 울부짖었다. 구조본부 곳곳에 내걸린 추모 현수막과 희생자의 생전 사진, 근조화환을 목격하고서는 터져나온 울음을 찾지 못하고 오열했다. 검은색 바탕의 현수막에는 ‘늘 따스했던 서정용 검사관님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우리 항공대 최고미남 이종후 부기장님. 그 미소가 그립습니다’ ‘존경하는 김종필 기장님 보고싶습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혁아. 너의 열정, 너의 따뜻함 잊지 않을 게’ ‘단비야 건배하자. 소.나.기. 소방은 나라의 기둥이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구조본부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비록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지만 그들이 남긴 업적을 앞으로 소방관으로 임용되는 후배에게 잘 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눈물의 ‘영결식’

오전 9시40분. 달성군 중앙119 구조본부에서 노제를 마친 운구 행렬이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빠듯한 일정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유가족들은 서로 손을 맞잡은 채 흐느끼며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고인의 영결식은 10시에 시작됐다.

애써 울음을 참고 있던 유가족과 동료·친구들은 숨진 소방항공대원들의 동료인 중앙119구조본부 김성규 기장과 배유진 구급대원이 고별사를 낭독하자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2개월 전만해도 자신들과 똑같은 주황색 소방기동복을 입고 함께 울며 웃었던 동료를 황망히 떠나 보내야만 하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대원들은 손수건과 흰장갑 등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도사를 읽을 때도 울음을 꾹꾹 참았지만 동료들의 고별사가 실내체육관에 울려퍼지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고인의 동료인 김 기장과 배 대원이 가족의 이름을 부를 때 장내는 눈물바다가 됐다. 특히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동료의 흐느낌에 객석 여기저기서 통곡에 가까운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헌화와 분향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이제 정말 가족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실감이 나는 듯 오열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헌화·분향이 끝나고 영현 운구행렬이 퇴장하자 문 대통령은 묵례로 끝까지 예를 다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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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소방대원들이 조총 발사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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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헌화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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