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생색내기 그쳐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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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23면   |  수정 2019-12-13

다시 미세먼지 공습이 시작됐다. 지난 10~11일 대구를 비롯해 전국은 겨울철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10일 수도권과 충북에만 적용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11일에는 대구를 비롯해 부산, 충남 등 여러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대구에서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 다양한 조치가 시행됐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당장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부터 살펴보자. 일부 구청에서조차 꽤 많은 2부제 해당 차량들이 구청 내 진입을 시도했고 이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비상저감조치에 대한 홍보가 덜 되었거나 이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공무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청 직원이 청사 밖의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에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자칫 생색내기용 조치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와 관련해 대구시 측은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자는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결국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무원들이 먼저 2부제를 시작한 것이다. 실제 절대 다수의 차량을 보유한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차량 2부제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차량 2부제가 민간까지 확대되는 데는 선결과제가 있다. 우선 이 조치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전철, 시내버스 환승체계가 미흡한 지역에서의 시민 불편을 줄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만큼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공감되지 않고 불편이 심하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요원하다.

미세먼지 문제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속담처럼 급하고 필요한 사람이 그 일을 서둘러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발 스모그가 국내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국내에서부터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방법의 하나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다. 이 조치가 발령되면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비롯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가동시간 변경 및 가동률 조정, 배출가스 5등급차량 운행제한 등이 시행된다. 이들 조치가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시민의 동참도 필요하지만 대구시의 강력한 실천 의지도 중요하다. 노후경유차 단속과 함께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관리를 철저히 해 미세먼지 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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