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휴대폰으로 성격을 보는 법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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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9 16:41  |  수정 2020-01-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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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해의 띠와 관련한 이야기가 신문이나 잡지에 단골로 등장한다. 올해는 2020년 경자년 쥐띠해이다.(엄밀히 따지면 ‘2020년’은 양력 1월1일부터 시작되지만 ‘경자년 쥐띠해’는 양력 1월 25일 곧 음력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양력 1월 1일부터 1월 24일까지는 경자년 쥐띠해가 아니다).

올해가 쥐띠해라고 여러 신문과 잡지는 쥐띠해에 태어난 사람의 성격은 어떠하며, 쥐띠생 연예인과 정치인과 경제인은 누구누구이며 2020년에 어떤 활동과 정치와 사업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쓴다.

이렇게 띠로 그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논하고, 인생을 논하고, 미래를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오로지 재미로만 보길 바란다. 어느 인터넷신문이 2008년 무자년 쥐띠해 1월 1일자에 실은 기사를 살펴보자.

<쥐띠는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창조력이 있다 하여 방송이나 예술 계통에도 상당히 많은 쥐띠 연예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배용준, 장동건, 김명민, 서태지, 유재석 등.>

<보통 쥐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사교성이 뛰어나며, 애교가 많은 편에 눈치가 빠르다고 한다. 이런 쥐띠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스타는 72년생 유재석과 김원희다.>

<쥐는 번식력이 강해 흔히 다산이 상징으로 여겨지곤 한다. 쥐띠 개그우먼 김지선은 결혼 3년 만에 세 아이의 부모가 됐다. 올해 가장 출산이 기대되는 쥐띠 커플은 72년생 동갑내기 정선희와 안재환 커플.>

정말일까? 1972년 쥐띠생은 95만 명이고 1984년 쥐띠생은 67만 명이다. 이 쥐띠생들은 모두 창조력을 타고나고, 사교성이 뛰어나고, 특히 여성은 아이를 쑥쑥 잘 낳을까?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지 않은 쥐띠생들이 더 많을 것이다. 정선희와 안재환의 경우만 해도 둘은 결혼했으나 안재환의 극단적 선택으로 출산은 이뤄지지 않았다.

띠로 성격과 인생을 논하는 건 하나의 민속행위일 뿐이며 인생학이나 운명학의 영역이 아니다. 띠로 상징되는 동물의 특성을 사람에게 대입하여 그 사람의 성격을 규정짓고 복분을 판단하는 일은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 성행한다. 모두 음력을 써왔기 때문이다.

시중 철학관이나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띠로 운명을 상담하는 일이 횡행한다. 재미로 보면 몰라도 이걸 믿으면 위험하다. 사람의 운명을 논하는 명리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띠, 곧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운명을 논했으나 1천 여 년 전 중국의 학자 서자평이 태어난 날의 천간(일간日干)을 중심으로 운명을 보는 법을 주창하면서부터 일간 중심의 간법이 정확성을 확보해 뿌리를 내렸다.

명리학은 인간학이므로 사주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인다. 그 성격을 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일간의 오행 성격을 파악하는 법이다. 정확성이 높다. 새해를 맞아 이 방법을 소개한다. 스마트폰에는 사주 보는 만세력 앱이 무수히 많다. 그중 하늘도마뱀 만세력을 활용해보자. 이 만세력에 ‘202001011230’(2020년 1월 1일 12시 30분)과 ‘양’과 ‘남’을 입력하면 사주 표(명조)가 나오고 ‘본원’이란 글자 아래에 ‘癸’가 보인다. 본원 癸가 일간이며 이 속에 성격이 숨어 있다.

일간(본원)에 나타나는 천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 癸 등 모두 10개다. 이를 오행(목, 화, 토, 금, 수)으로 분류하면 갑과 을은 목, 병과 정은 화, 무와 기는 토, 경과 신은 금, 임과 계는 수이다. 이 사람의 일간은 계요 계는 수이다, 따라서 이 사람은 물(수)로 태어난 수일생으로서 수의 기질을 지녔다고 판단한다.

오행은 저마다의 속성을 갖고 있다. 목은 인仁이요 나무이고, 화는 예(禮)요 불이고, 토는 신 信이요 흙이고, 금은 의(義)요 금이고, 수는 지(智)요 물이다. 따라서 목일생은 어짐과 나무의 기질을, 화일생은 예의와 불의 기질을, 토일생은 신의와 흙의 기질을, 금일생은 의리와 금의 기질을, 수일생은 지혜와 물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본다. 더 자세히 보자.

목일생은 어질다. 남을 생각하고 바른길로 이끌려 한다. 목은 위로 솟는 성질이 있으므로 목일생은 진취적이며 추진력이 빠르다. 생각하면 곧 바로 행동에 옮기다. 호기심아 많아서 일을 잘 벌린다. 자기애가 강해서 자기 자랑을 많이 한다.

화일생은 예의가 바르다. 싹싹하다. 남을 배려하고 따뜻하게 대한다. 불은 뜨겁고 위로 치솟는 성질을 지녔다. 그래서 화일생은 불같은 성격을 보인다. 불같이 화를 낼 때도 있으나 뒤끝이 없다. 열정적이다. 사랑도 뜨겁게 한다.

토일생은 신의를 갖추고 있다. 신용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믿음직하다. 흙(산)은 좀체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갖는다. 따라서 토일생은 묵직하다. 가볍지 않다. 입이 무겁고 말도 신중하다. 행동이 느리고 굼뜨고 미련스럽다.

금일생은 의리를 빼면 쓰러진다. 말과 행동이 상쾌하다. 금은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성질이 있으므로 금일생은 사리 분별이 분명하고 경우가 바르다. 바른 소리를 잘 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수일생은 지혜롭다. 총명하다. 머리가 좋다. 학구적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끊임없이 흐르는 성질을 가졌다. 그래서 수일생은 조용하고 겸손하다. 언어와 행동에 품위가 깃들었다. 그리고 어디로든지 잘 돌아다닌다. 방랑객 김삿갓 스타일이다.

일간은 이같은 오행의 기질을 내장하고 있지만 일간의 강약에 따라 과도한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결핍된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바 이걸 파악하는 건 전문 영역이므로 생략한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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