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출산택일과 이름짓기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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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6   |  수정 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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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나요? 제왕절개로 태어났나요?”
새로 태어난 아기의 작명을 의뢰받을 때마다 묻는 질문이다. 아기가 자연분만으로 출생했다면 예, 하고 넘어가지만 제왕절개로 출생했다면 다시 물어본다.

“어디서 출산 날짜를 잡았습니까? 부모님이 그냥 날짜를 정했습니까?”
부모님이 알아서 편한 날로을 잡았다면 예, 하고 넘어가지만 어는 철학관에서든 절에서든 출산택일을 했다면 사주를 꼼꼼히 살펴본다. 그 내용을 보면 그 날을 잡은 자의 실력이 보인다. 문제 있는 운명(사주)으로 태어나게 날을 잡은 자들은 모두 돌팔이 술사이거나 엉터리 술사이다. 고수의 눈에는 하수의 수는 다 보이는 법이다.

출산택일을 통해 출산을 한 후 아기의 이름을 짓고자 할 때, 대개 출산 택일을 해준 곳을 찾아가 작명을 의뢰한다. 따라서 다른 곳에서 출산택일을 하곤 작명을 위해 필자를 찾는 경우는 드문데, 최근엔 더러 있었다. 6년 만에 둘째 딸을 낳은 엄마가 한 예다. 그 딸의 사주를 보니 문제가 적잖았다. 그래서 전화로 물었다.

“자연분만을 하셨나요? 개복분만을 하셨나요?”
“제왕절개 수술로 낳았어요.”
“날짜는 받았습니까?”
“예. 친정어머니가 어디서 받아오셨어요. 왜 문제가 있나요?”
“아니. 좀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필자는 말을 흐렸다.

“아이한테 부족한 부분은 작명을 통해 보완하면 되지 않습니까?”
“예. 약간은 그럴 수도 있지만 다는 아닙니다. 자세한 사주 감정은 작명 후 나중에 해 드릴게요.”
‘아기한테 부족한 부분은 작명을 통해 보완하면 되지 않느냐’는 엄마의 지적에 대해 대충 이렇게 얼버무리곤 전화를 끊었다. 진정으로 하고픈 말은 숨긴 채. 그 말은 무엇인가? ‘출산택일은 운명을 좌우한다’, ‘작명보다 출산택일이 중요하다,’ ‘출산택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름으로는 운명을 고칠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다’ 등등.

시중 작명가들은 ‘이름은 운명을 좌우한다’거나 ‘이름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들 선전하고 광고한다.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누구나 작명을 잘하거나 개명을 하여 운명을 바꾸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개명을 통해 팔자를 고친 사람이 무수히 나와야 한다.

작명가들이 ‘이름이 운명을 좌우한다’고 떠들어대니 사주에 부족한 것은 이름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작명운명론은 맞지 않다. 이름이 나빠서 남편에게 재앙이 생긴다거나 이름이 아기에게 맞지 않아서 아이들게 재해가 닥친다고 주장하는 게 소위 작명운명론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작명가들이 작명운명론으로 이름을 감정하고 작명하고 개명해 주면서 돈을 번다. 단언컨대 작명운명론은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억지요 거짓이다.

운명을 이름과 연결해서 길흉을 말하는 대부분의 작명가들이 금과옥조로 삼는 작명론은 일본 작명가 구마사키 겐오(熊岐健翁)가 1920년대에 창안한 수리작명법이다. 수리작명법은 한국, 대만, 중국에 널리 퍼져 있다. 수리작명법은 성명 한자의 획수를 계산하여 배합한 81개 영동수(靈動數)로 길흉을 판단한다. 수리작명법의 81영동수대로라면 손명순(孫明順)이란 이름과 이순자(李順子)란 이름은 과부가 되어야 할 운명이다, 그런가? 박복한 과부가 아니라 부귀영화의 영부인이 되었지 않은가.

친정 어머니가 받아온 일시에 태어난 여자아이에겐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남편 코드와 애인 코드가 뒤섞여 있는 관살혼잡(官殺混雜) 명으로서 배우자복이 나쁘다는 점이다. 관살혼잡한 여자는 폭력·음주·도박·무능·바람 등으로 애먹이는 배우자를 만나기 쉽다. 본인이 남편을 존중하지 않기도 하고 외정을 줄 수도 있다.

둘째 자식 코드인 식상(食傷)이 부재하므로 자식복이 나쁘다는 점이다. 여자로서 식신(食神)이나 상관(傷官)이 없으면 임신이 잘 안 되거나, 임신 중 엄마나 태아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유산하거나, 정상분만이 어렵다.

여자에게는 남편복과 자식복이 가장 중요하거늘 이 두 가지 복이 나쁘니 이 아기의 사주(운명)는 좋은 사주(운명)가 아니다. 이름으로 자식복과 남편복을 보완한다? 정서적·심리적으로는 다소 가능하겠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다. 이 아기가 타고난 배우자복과 자식복을 개선하려면 본인의 문제를 완화해 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게 최상책이요 최선책이다. 본인의 태생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남자를 만나는 법, 그건 궁합법이다.

아기의 작명작업을 완료한 후 그 어머니에게 아기의 명운을 해설해주면서 배우자복에 대해선 ‘보통’이라고 간단히만 알려 주었다. 상세하게 이야기하면 아기의 출생 날짜를 잡아준 친청어머니에게 자칫 원망이 돌아갈 수 있겠고, 아기가 성인이 된 후에 염려해도 될 걱정거리를 그 어머니에게 미리 알려줘서 힘들게 하는 게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하였다.

다만, 아기의 조부모가 지인인지라 그쪽에만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장차 아기가 크면 그때 그 부모에게 알려주고 대비토록 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름보다 출산택일이 먼저다.”
“출산택일이 이름보다 천만 배 만만 배 더 중요하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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