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공기청정기와 가습기의 올바른 사용법

  • 노인호
  • |
  • 입력 2020-02-18 07:44  |  수정 2020-02-18 07:49  |  발행일 2020-02-18 제19면
공기청정기, 낮에 청소 후 환기 때 사용
가습기, 비염 있다면 습도 45~50% 적당
좋은 것도 과하게 사용 땐 부작용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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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봄연합소아청소년과 원장〉

작년 11월부터 끊임없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예년보다 훨씬 많은 호흡기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듯했다. 그러다 12월엔 독감환자, 그리고 의사인 나조차 생소한 코로나19(신종코로나)가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겨울 내내 질병의 릴레이가 끝나질 않으니 위생 노이로제에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에도 유독 올겨울에는 가래, 기침이 오랫동안 낫질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성인들이 많았다. 이에 어느 시점부터 환자들의 집안 환경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선생님, 좋다고 하는 것을 모두 하고 있는데 기침이 점점 더 심해져요. 저희 가족은 매일 비타민, 유산균, 홍삼도 먹고요. 공기청정기, 가습기도 비싸고 좋은 것으로 하루종일 틀어놔요. 습도를 60~80% 유지하면 좋다고 인터넷에서 그러더라고요."

상당수의 환자가 이렇게 지냈다고 했고, 잘못된 건지 몰랐다.

"이제부터는 공기청정기는 낮에 열심히 돌리고 저녁부터는 중단하세요. 가습기도 너무 세게 틀지 말고 적당히 환기를 해서 집이 너무 축축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특히 야간에는 가습기를 끄고 마스크 자주 쓰세요."

1주 후 환자는 약 때문인지 환경을 개선시켜 그런지는 모르지만 기침이 호전됐고, 이후 현저히 줄어 약을 지속 복용하지 않아도 됐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에 기관지과민성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 우리 몸의 코털이나 입속,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낼 수 없는 아주 작은 물질이 폐 속으로 흡인되어 침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일단 폐 속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폐 속에 머무르게 되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한 몸속 방어기제로 많은 양의 가래가 생기게 되고 이것이 효율적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지게 된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이런 골치 아픈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기관지로 들어올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하지만 야간에 사용하면 바람이 생겨 우리가 매일 닦지 못하는 벽지, 천장, 높은 가구의 윗면에서 큰 먼지가 일어 오히려 위생에 해가 되기도 하고 천식이나 기관지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야간 기침을 유발할 수도 있다. 낮에 청소 후 환기 시, 수시로 외출할 때 여는 현관문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주간 시간을 이용해 열심히 돌리고 저녁 시간 이후로는 중단, 기류로 인해 떠다니는 먼지 입자를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가습기는 겨울철 낮아진 습도를 적절히 높여 쾌적한 호흡 환경을 만들어주는 목적으로 사용이 된다. 특히 코점막이 건조하거나 입이 마르고 인후통이 있을 때 밤새 틀고 자면 상당히 쾌적하게 느낄 수 있지만, 과도한 습도는 벽지 속 곰팡이나 침구, 카펫, 소파, 털 인형 등에서 아주 빠르게 집먼지진드기를 생산해낸다. 이로 인해 오히려 비염 환자들에게는 당장에 쾌적해 보이는 습한 환경이 오히려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난방, 가습기를 매일 틀어놓는 경우 12, 1월 갑자기 비염, 두드러기 환자가 급증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가습기(보통 찬 바람이 나오는 초음파 가습기)는 주위 공기를 일시적으로 차갑게 만들고 일종의 기류(바람)를 만들어 천식이나 기관지과민성이 있으면 야간 발작적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40~60% 의 습도가 적당하다 알려져 있으나 집먼지진드기 양성 비염의 경우 45~50%를 넘어가면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좋은 것도 과하게 사용할 때 해가 될 수도 있다.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사용도 그렇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시지봄연합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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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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