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은 나를 아는 학문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나의 타고난 성격과 소질 그리고 배우자복·자식복·재물복 등 타고난 복분(福分)을 안다는 뜻이다. 나의 타고난 성격을 알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쳐서 부부생활과 사회생활을 더 현명하게 할 수 있다. 나의 천부 재능과 기질을 알면 나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서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는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다.
내가 타고난 배우자복이 무재사주인지, 홀아비 팔자인지를 알면 그에 대처해 나가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내가 타고난 자식복이 나빠서 자식을 얻기 어려운 팔자란 걸 알면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하고 언제 결혼해야 하는지 그 대처방안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재물복이 나쁜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재물을 어떤 방식으로 모으고 어떻게 관리하는 게 현명하다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명리를 모르면, 나를 모르면, 내 사주팔자 꼴을 모르면 피흉취길(避凶就吉)를 통한 슬기로운 생활을 할 수 없다. 피흉취길은 나쁜 일(때/사람)은 피하고 좋은 일(때/사람)로 나아가는 삶의 지혜이다. 피흉취길을 잘하면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고, 피흉취길을 안 하거나 잘못하면 실패하는 삶을 살게 된다. 명리를 왜 알아야 하는가, 명리가 왜 필요한가. 그 답은 피흉취길이다.
다음은 사주팔자 꼴을 모른 채, 피흉취길을 하지 않은 채 그저 인연이 닿는 대로 결혼을 했다가 초혼에 실패한 남자들이다.
남자1: 60대 중반(을미년 무자원 정묘일 병오시)이다. 성공한 사업가이다. 몇 개의 사업체를 운영한다. 단체의 장도 맡고 있다. 예술인이자 채육인이기도 하다. 20대에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아내와 잘 사는 듯하더니 40대 중반에 이혼했다. 젊고 예쁜 전문직 처녀와 사랑에 빠져 본처와 결별한 것이다. 재혼 후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다.
남자2: 50대 후반(임인년 정미월 병진일 갑오시)이다. 명문대학을 나와 전문직으로 있을 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다.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불행이 닥쳤다. 아내가 병고 끝에 사망했다. 이른바 사별이다. 이후 재혼한 아내의 내조를 받으며 오순도순 살고 있다.
남자3: 40대 초반(경신년 을유월 임진일 무신시)이다. 인물이 수려하다. 집안의 중매로 만난 여자와 사귀다가 20대 후반에 결혼했다. 신혼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후 친정으로 간 아내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혼인신고도 안 한 상태였으니 쿨한 이별이 되었다. 이후 그는 재혼할 생각도 않은 채 아직까지도 혼자다. 초혼 실패에 대한 충격과 여자에 대한 혐오가 크다.
남자4: 30대 후반(임술년 임자월 임오일 갑진시)이다. 좋은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외국 저명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오랜 세월 동안 사귀던 여자와 30대 초에 결혼했다. 결혼 후 서로의 업무 문제로 두 사람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 살았다. 그렇게 별거하다 아내의 느닷없는 변심으로 결혼 1년 만에 헤어졌다. 혼인신고도 안 하고 자식도 없는 상태여서 깨끗이 갈라섰다. 이후 그는 혼자 지내며 새 배필을 찾고 있다.
이 네 남자의 공통점은 무재사주의 주인공이란 점이다. 무재사주 남자는 좋은 조건을 갖춘 배우자, 나와 맞아떨어지는 배우자를 만나기 어렵다. 결혼 후에도 순탄한 결혼생활을 하기 어렵다. 이혼하거나 사별한다. 물론 이 네 남자는 무재사주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혼하거나 사별한 건 아니다. 다른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결론은 내 사주팔자의 꼴을 모른 채, 무재사주의 남자한테 닥쳐오는 불행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피흉취길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인연이 닿는 대로 결혼하는 바람에 한차례 불행에 직면했다는 사실이다. 이 네 남자 중 새 짝이 필요한 두 사람은 피흉취길을 통해, 궁합을 통해 자기와 반쪽을 만나기를 기원한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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