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탓 '참정권 봉쇄', 다른 대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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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4   |  발행일 2020-04-04 제23면   |  수정 2020-04-04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10만 명이 넘는 유권자의 참정권이 사실상 박탈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자가격리자는 법을 어기지 않고 징벌을 받지 않는 이상 투표를 할 수 없다. 어이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뒤늦게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해외 입국자 전원 2주 자가 격리'에 나서면서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된 유권자에 대한 투표를 보장하는 구체적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앞서 정부가 미국과 유럽 등 51개국 86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 사무가 중단되면서 유권자 8만5천919명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참정권은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중요한 권리다. 아무리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팬데믹 상황이라지만 가장 소중한 권리인 참정권을 배제하고 선거가 치러져서는 안 된다. 특히 코로나19 문제가 어제 오늘 갑자기 터진 일도 아니지 않는가. 정부가 감염병 확산 추이를 보며 발 빠르게 대안을 마련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재소자·수형자들의 참정권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결정했는데, 환자라는 이유로 참정권이 제한당하는 상황은 온당치 않다. 국민의 건강도 중요하고 투표를 통한 참정권 행사도 중요하다.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병원이나 보건소에 임시투표소나 '드라이브 스루'를 설치하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의 투표율이 낮아지면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칫 정부 여당이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자가격리자 등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특단의 행정적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투표 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국민 참정권 보장을 위한 특별한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안전한 투표를 보장하는 특단의 행정적 조치를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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